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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강
2002-09-19

TV 영화

Red River 1948년, 감독 하워드 혹스 출연 존 웨인 EBS 9월22일(일) 낮 2시

“웨스턴영화에서 가장 놀랄 만한 일은 그 영화들이 본질적으로 모두 같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역으로 영화감독에게 무한한 자유를 준다.”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의 이야기다. 하워드 혹스의 <붉은 강>은 1940년대 서부극 영화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붉은 강>는 서부극에 곧잘 등장하는 몇개의 클리셰를 간직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총’에 관한 일화다. 존 웨인은 다른 총잡이에게 어떻게 하면 빠른 속도로 총을 쏠 수 있는지 가르친다.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한수 가르쳐주는 것이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깡통을 놓고 사격하는 총잡이들은 공중으로 솟구친 깡통을 향해 번갈아 총을 쏘면서 장난을 친다. 총으로 벌이는 놀이다. 서부극의 익숙한 클리셰인 이 장면들은 <붉은 강>에서 여러 번 반복된다.

영화에서 존 웨인은 토머스 던슨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인디언의 습격으로 약혼녀를 잃은 토머스 던슨은 황소 몇 마리로 목장을 세운다. 세월이 흐른 뒤 던슨은 목장주로 성공했지만 자금난을 겪는다. 그는 소떼를 몰고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어려서 만난 매트라는 소년은 이제 장성했으며 토마스 던슨의 양자가 되어 있다. 소떼를 몰고 가는 여정에서 카우보이들은 굶주림을 참으며 길을 재촉한다. 던슨은 카우보이들을 혹독하게 대하는데 이 과정에서 몇명의 이탈자가 생긴다. 이탈자를 감시하기 위해 불침번을 서게 한 뒤 던슨은 차츰 광기어린 행동을 보인다. 서구의 영화연구가들은 서부영화의 변화에 있어 2차 세계대전의 종결을 계기로 삼곤 한다. 새로운 가치의 성립, 미국사회의 분위기 쇄신이 영화장르의 변화를 재촉했다는 것이다. <붉은 강>에도 같은 점은 스며들어 있다. 무엇보다 앞서 거론할 만한 것은 존 웨인이 연기하는 던슨이라는 캐릭터. 그는 매트라는 양자와 함께 부자, 혹은 사제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서로 상이한 가치를 숭상한다. 존 웨인이 개인적이고 권위적인 인물을 연기한다면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이성적이고 협동관계를 중시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게다가 존 웨인의 던슨 캐릭터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이는데 후반부엔 광인에 이를 지경이다. 영웅의 몰락, 그리고 신화적 비유를 담은 <붉은 강>은 이후 서부극의 해체 양상을 앞서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영화의 볼거리는 적지 않다. 소들이 떼를 지어 움직이고 말을 탄 카우보이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것은 <붉은 강>의 핵심 장면이다. 이는 단순하게 볼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부극에 있어 ‘소떼몰이’가 영화서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음을 암시한다. 카우보이들에게 소와 대지, 그리고 권총은 생존의 문제를 뜻하는 것이다. 하워드 혹스는 고전기 미국영화의 거장이었다. <스카페이스>(1932)와 <리오 브라보>(1959) 등 하워드 혹스 감독은 여러 장르영화를 넘나들면서 작업했으며 작품마다 자신의 인장을 새겨놓곤 했다. 그중 하나는 전문가 집단, 즉 프로들의 냉혹한 세계에 관한 묘사다. 나이먹고 마초적인 가축왕은 소떼를 지키기 위해 가족과 다른 카우보이들을 무시한다. 비록 어느 여성의 개입으로 살인극은 무마되긴 하지만.

★ 공중파 TV 영화관련 프로그램 편성표 보기

<툼레이더>부터 <천국의 아이들>까지, 추석영화 열전

<▶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툼레이더>

<▶ 하워드 혹스 감독의 <붉은 강>

<▶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천국의 아이들>

<▶ 존 허츠펠드 감독의

<▶ 식스센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외 3편

<▶ 친구, 글래디에이터, 신라의 달밤 외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