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Enjoy TV > TV 가이드
15분
2002-09-19

TV 영화

15 Minutes, 2001년감독 존 허츠펠드 출연 로버트 드 니로 KBS 9월28일(토) 밤 10시10분

‘드 니로가 저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은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는 영화다. 영화의 시작은 평범한 범죄영화로 막을 올리고 있다. 미국 땅에 발을 딛은 유럽 출신 범죄자들의 행적을 뒤쫓는다. 이후 형사 버디물로 약간 모양새를 바꾼다. 고참과 신참, 전형적인 파트너가 만나 티격태격하면서 수사를 벌인다. 특이한 설정은 아니다.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주연인 로버트 드 니로가 영화 마지막까지 멋진 포즈를 과시하리라, 는 예상을 깨고 은 그를 처참한 죽음으로 몰고 간다. 이후 영화는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 마구잡이로, 막무가내로 지그재그의 발걸음으로 달려간다. 장르적인 독창성을 발휘한 은 같은 이유로 주목할 만한 할리우드영화다.

에밀과 올렉은 뉴욕으로 날아온다. 그들은 감옥에서 나온 뒤 자신들 몫을 동료로부터 챙길 목적을 지녔다. 둘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한 뒤 장면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다. 호텔에서 미국 텔레비전 방송을 본 에밀과 올렉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살인현장을 촬영한 뒤 테이프를 판매하고 정신병자처럼 위장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베테랑 형사 에디는 수사관 조디와 사건을 조사한다. 에디는 투철한 직업정신을 지니고 있으면서 매스컴을 꽤 의식한다. 조디에게 수사방법 등을 가르쳐준다. 그는 자신이 에밀 일행의 범행의 타깃이 되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한다. 은 익숙한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분노의 역류>에서 <올리버 스톤의 킬러>, 그 외의 범죄영화들이 될 것이다. 동유럽에서 온 올렉이라는 캐릭터는 튀는 존재다. 미국으로 건너와 범죄를 저지르고 있지만 실은 미국의 문명과 문화를 숭배하는 편이다. “미국인들은 아무도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지 않아!”라며 시니컬한 태도로 일관하는 동료 에밀은, 그에 비하면 단순과격분자일 따름이다. 올렉은 미국적 이상주의를 코미디 장르에 투영했던 프랭크 카프라 감독에 대한 연모의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새로운 매스미디어 환경, 그리고 미국적 신화에 중독된 이방인들이 어떻게 할리우드의 고전 내러티브를 영화적으로 해체하는지 은유하는 것 같다.

은 인터넷과 개인 비디오, 엔터테인먼트가 주요한 환경이 된 시대를 은근히 풍자한다. 범죄현장은 범죄자들의 손으로 녹화되고 테이프는 TV관계자 손에 넘어가며 시청자들의 호기심 대상이 되어버린다. 아무도 왜? 어떤 연유로?’ 라고 묻기 전에 재미와 흥미 여부를 따지려 들고,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등을 돌려버린다. 서늘한 풍자다. 같은 견지에서 은 신종 미디어 환경이 범람하는 미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폭력성, 미디어에 관한 냉소를 담는다. 존 허츠펠드 감독은 TV시리즈 여러 편을 연출한 경력이 있다. 잡종 장르영화인 에서 허츠펠드 감독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를 능란하게 배치하고 다룸으로써 장르영화에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을 실어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준다.

★ 공중파 TV 영화관련 프로그램 편성표 보기

<툼레이더>부터 <천국의 아이들>까지, 추석영화 열전

<▶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툼레이더>

<▶ 하워드 혹스 감독의 <붉은 강>

<▶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천국의 아이들>

<▶ 존 허츠펠드 감독의

<▶ 식스센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외 3편

<▶ 친구, 글래디에이터, 신라의 달밤 외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