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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반환으로 기로에 선 오드리 헵번 박물관
2002-09-25

스위스 로잔 인근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불멸의 연인 오드리 헵번 박물관이 개관 6년만에 기로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93년 1월 63세를 일기로 작고한 헵번의 생애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박물관은 유족인 두 아들의 요청으로 10월말까지 소장품의 대부분을 반환할 계획이다.

헵번은 대장암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30년간 거주한 톨로쉐나에 안장됐으며 헵번이 살았던 집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빈 학교 교실 2개를 개조한 박물관은 일약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이 박물관에는 지난 54년 <로마의 휴일>로 받은 최우수 여우상과 93년의 공로상 등 2개의 오스카상 트로피를 비롯해 영화 포스터 원본, 사진, 의상 등 유족들이 장기 임대한 개인 소장품들이 전시돼있다. 또한 화려했던 은막생활과는 달리 화장을 하지 않은 채 항상 티 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일관했던 헵번의 평범한 모습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은 마을주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60명과 후원단체들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경상비를 제외한 입장료 수익은 오드리 헵번 아동재단에 헌금되고 있다.

프랑카 프라이스 박물관장은 ‘주요 소장품의 반환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지만 박물관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관장은 ‘박물관이 헵번의 삶과 경력, 업적 등을 기념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전세계에서 곤경에 처해 있는 아동들에 대한 재정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장소’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은퇴후 유엔아동기금(UNICEF)의 특별대사로 기아와 전쟁에 상처를 입은 아동을 돌보는데 주력했던 헵번의 봉사활동은 기금을 조성하는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양심을 고취하는 업적을 남겼다고 프라이스 관장은 강조했다.

영국과 네덜란드인 부모 사이에서 벨기에서 출생한 헵번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네덜란드에서 아동시절을 보내면서 UNICEF의 전신인 유엔구호 및 재활 행정기구의 구호품을 제공받았다는 것. 헵번은 생전에 UNICEF의 봉사활동에 대해 ‘도덕적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관장은 자신의 동료 자원봉사자들과 다른 지역 주민들이 10월이후부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새로운 운영방안이 모색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스위스국제방송은 전했다.

한편 박물관 운영과 관련해 흥미로운 대목은 전체 방문객의 약 4분3을 일본인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네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