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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고개 넘어, 아리랑 아라리요
2002-10-21

이두용 감독의 <아리랑> 평양서 대규모 시사, 북한 영화계 인사와 일반시민도 대거 참석이두용 감독의 <아리랑>이 분단의 고개를 넘었다.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평양에서 대규모 시사회를 가진 것. 제작사인 시오리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월10일 오전 10시 평양국제영화관에서 열린 시사회에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을 비롯하여 조찬구 문화성 부상, 북한영화 <림꺽정>의 배우로 잘 알려진 최창수 배우단 단장, 김영숙 인민배우 등 북쪽 영화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밝혔다.일반 시민 400명이 시사회에 참석해서 관람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지금까진 영화광으로 알려진 김정일 위원장 등에게 일부 한국영화 프린트가 전해진 것이 전부. 시사회를 끝낸 뒤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조창수 부상은 “춘사 나운규 선생의 <아리랑>을 통해 일제시대하 우리 민족의 아픔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고, 리종혁 부위원장도 “6·15 남북 공동선언 뒤 영화분야에서도 남과 북이 손을 맞잡았다”는 말로 이번 시사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제작사는 전했다.춘사 나운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제작된 <아리랑>은 18프레임으로 찍은 버전. 북한 시사회에서는 배우 양택조가 변사로 나왔다. 그동안 김소동, 유현목 감독 등에 의해서 수차례 리메이크된 적이 있지만, 제작부터 상영까지 나운규의 <아리랑>(1926)을 되살리기 위해 애썼다는 점에서 독특한 시도다. 이두용 감독은 “북한 시사회를 계기로 남북간 교류의 물꼬를 텄으면 한다”고 기대했다.현재 제작사는 남북 공동 개봉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 시오리 엔터테인먼트의 이철민 대표는 “서류로 문서화하지는 않았지만 리 부위원장과 구두로 어느 정도 합의했다”면서 “조만간 다시 만나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25일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맨 먼저 상영되는 <아리랑>은 극장 개봉 이전까진 악극 무대에 곧잘 출연해온 윤문식, 최주봉 등을 변사로 내세워 무대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한편,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을 복원하겠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며, 서경웅 감독이 시오리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작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결과가 곧 법원으로부터 나올 것으로 보여져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웅 감독의 주장은 “시오리쪽이 제시한 시나리오 역시 자신이 썼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이에 대해 이철민 대표는 “복원이라는 아이디어를 자신의 소유라고 우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서 감독과 이 대표는 <아리랑> 제작에 함께 참여해왔다.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