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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사 집대성한 「실록한국영화총서」발간
2002-10-24

“동문내(東門內) 전기회사기계창에서 시술(施術)하는 활동사진은 일요급음우(日曜及陰雨)를 제(除)한 외(外)에는 매일 하오(下午) 십시(十時)까지 설행(設行)하는데 대한(大韓)급(及)구미(毆美) 각국의 생명도시(生命都市) 각종 극장의 절승(絶勝)한 광경이 구비(具備)하외다. 허입(許入)요금 동화 십전(銅貨十錢).”

1903년 6월24일 황성신문에 난 이 글은 조선땅에 최초의 영화상영을 알리는 광고다. 첫번째 영화의 상영관은 ‘동문내 전기회사 기계창’이며 주제는 ‘대한 급 구미각국’에 입장료는 동화 10전. 상영영화는 제목은 불분명하지만 대한과 구미의 각 도시를 다룬 영화다. 몇 가지 이견은 있지만 이 광고는 영화라는 예술이 조선땅에 도래한 것을 알리는 첫번째 문헌이다. 몇가지 논란은 있지만 이 자료대로하면 내년은 영화가 한반도에 전해진 지 100년째 해가 되는 셈. 한국의 영화 100년 간 이 땅에서 만들어진 5천5백여편의 영화를 집대성하는「실록한국영화총서」(국학자료원)의 제1집이 최근 발행돼 25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세종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다.

사단법인 민족문화영상협회(회장 도동환)가 기획하고 공연예술가 김종욱씨가 편저한 이 책은 지난 82년부터 사재를 털어 자료수집을 해온 저자 김종욱씨 개인은 물론, 그동안 체계화된 영화 통사 한 권 없었던 우리 영화계의 오랜 숙원이다. 이번에 발행된 첫번째 실록은 일본침략기인 1945년 8월까지의 한국영화를 다루고 있다. 총 1천866쪽의 광대한 분량에 실려있는 영화는 모두 265편. 김종욱씨는 앞으로 3년에 걸쳐 같은 분량의 책 5~6권을 더 발행하며 영화 도래 후 현재까지 제작되는 모든 영화를 다룰 예정이다. 저자는 ‘대한급 구미 각국의 생명도시’를 비롯, 현존하는 자료가 거의 없는 20년대 초반의 카프계 영화와 1943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이웃 사랑」까지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자료가 남아 있는 것은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 당시 일간지나 영화잡지 영화계 등에 들어있는 영화평, 감독 인터뷰, 촬영현장 스케치 기사 등을 비롯, 안종화의 「한국영화측면비사」등의 서적, 지금까지 남아있는 시나리오나 주제곡 가사까지 각각의 영화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꼼꼼하게 실려있다. 유현목, 김수용, 김기덕, 임권택 등의 영화감독과 김지헌ㆍ신봉승 시나리오작가가 편찬위원으로, 조희문 상명대 교수, 김갑의 동국대 교수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