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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프로젝트` <원더풀 데이즈> 하이라이트 편집본 지상관람(3)
2002-10-25

국산 애니, 꿈★은 이루어지나

★ 맛보기 필름 20분, 실감나네

전시관을 돌아본 뒤 에서 상영된 2개의 편집본에서, 그 궁금증의 일부는 해소할 수 있었다. 필름 버전은 3분50초짜리로 짤막하지만, HD프로젝터로 상영된 버전은 20여분으로 지금껏 선보였던 3분, 7분 남짓한 데모들에 비해 꽤 길다. 몇개 시퀀스를 이어붙이고, 사운드 효과도 거의 없이 원일 음악감독의 음악 샘플링과 유지태, 우희진, 정준호 등이 선녹음했던 목소리 일부를 입힌 미완성본이지만, <원더풀 데이즈>의 대략적인 모양새가 어떨지를 가늠하게 한다. 이를테면 유전지역이 폭파될 때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위로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구조물의 육중함, 폐선들 사이를 잇는 공중 다리들이 겹겹이 교차하면서 원경의 깊이와 함께 황량하고 암울한 공기를 살린 배무덤 등은 미니어처 촬영으로 한층 실감나게 표현됐다. 현란한 컴퓨터그래픽으로 빚은 유기체 생명도시 에코반의 내·외부 디자인, 실사로 촬영한 영상에 디지털로 어둠과 색을 덧입힌 하늘 위를 유영하는 3D 글라이더, 역시 실사인 빗줄기를 뚫고 황량한 들판을 질주하는 3D 바이크와 거기에 탄 2D 셀 질감의 제이 등 기존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던 독특한 이미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에코반 경비대의 습격으로 난투극이 벌어지는 객도추한의 세트에서 제이를 향해 날아가는 도끼를 쫓는 카메라 앵글이나, 흡인력은 좀 부족해 보이지만 코믹스의 영향이 강한 미국이나 미소년, 미소녀 캐릭터가 주축인 일본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를 고민한 캐릭터디자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 기대 반 우려 반, 네티즌은 벌써 들썩

지난 5월에 처음 마련된 이래 꾸준한 업데이트를 거쳐온 <원더풀 데이즈>의 인터넷 홈페이지(www.wonderfuldays.co.kr)에는 벌써 20여분의 편집본과 미니어처 전시관에 대한 반응이 꽤 뜨겁다. 더빙이 어색하다며, 인기 배우가 아니라도 캐릭터에 어울리는 성우를 캐스팅해 달라는 게 다수의 불만. 전체적인 영상, 인더스트리얼의 초현대적인 사운드와 타악기 등 민속음악의 개성적인 조합을 들려주는 원일의 음악에 대해서는 기대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 제작이 끝나지 않은 지금 판단을 내리긴 조심스럽다. 짧은 데모와 편집본에서 보여준 정도의 완성도를 장편의 러닝타임 내내 유지할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듯. 공들인 합성에도, 편집본에서도 일부 장면에는 이질적인 이미지들의 윤곽선이 도드라져 보이기도 한다.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협소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에서는 회수하기 힘들만큼의 제작비를 투자하고 야심차게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는 <원더풀 데이즈>를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올 초 <마리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수년간 시장에서 살아남은 국산 장편애니메이션은 전무하다시피했기 때문. 어떤 작품이든 하나라도 성공해서 국산 애니메이션의 활로를 터줬으면 하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틴하우스는 이미 3년 전 대만의 CMC와 30만달러에 판권 계약을 맺었고, 현재 일본의 전자그룹 및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 프랑스, 홍콩 등지와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막바지 합성작업 중인 <원더풀 데이즈>는 오는 12월말, 늦어도 2003년 1월 중순까지 제작을 완료할 예정이다. 정말 지난한 기다림을 거쳐온 <원더풀 데이즈>가 국내 관객에게 어떤 자태로 다가올지, 과연 ‘한국 애니메이션의 드림 프로젝트’란 희망을 이룰지는 내년 1월 말에서 4월 사이에 알 수 있을 듯하다. 글 황혜림 blaue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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