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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프로젝트` <원더풀 데이즈> 하이라이트 편집본 지상관람(2)
2002-10-25

국산 애니, 꿈★은 이루어지나

이미 애니메이션 및 실사영화에서 널리 통용됐던 기법들이지만, 하나의 작품 안에서 이처럼 다채로운 기법을 활용한 예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다. 평면적인 그림의 느낌이 나는 셀, 실사에 가까운 미니어처 촬영과 컴퓨터그래픽 등 서로 이질적인 이미지들이 상충하기 쉽다는 게 그 하나의 이유. 더구나 그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촬영과 합성 과정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원더풀 데이즈>의 경우, 디지털 합성 작업을 염두에 두고 소니와 루카스필름 등이 공동 개발한 최신 디지털카메라 소니 HDW-F900, 가까운 사물을 먼 배경과 함께 왜곡없이 담을 수 있어서 미니어처를 좀더 실사처럼 보이게 한다는 파나비전의 프레지어 렌즈를 동원하는 데 고가의 투자를 감수했다. 하루 대여료가 250만원을 호가한다는, 그래서 한 스탭의 표현을 빌리면 “내 한달 사용료보다 비싸다”는 합성 시스템 인페르노 등 첨단장비의 사용이 제작비를 올리는 데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신기술이라는 게 결국 완성되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는 김문생 감독의 말대로, 이같은 시도의 관건은 과연 복합적인 질감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그림으로 어울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247평의 전시관에 자리잡은 미니어처 세트들의 정교하고 사실적인 만듦새는 <원더풀 데이즈>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요소. 틴하우스는 10개월간 4억원을 들여 이 미니어처 세트를 제작하고, 촬영을 제일 먼저 마쳤다. “빛이 사라진 잿빛 지구,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꿈꾸는 눈부시게 푸른 날”을 의미하는 제목에 걸맞게 청명한 하늘과 흰 구름이 벽을 장식한 전시관 입구를 지나면, <원더풀 데이즈>의 디스토피아를 축소한 세계가 펼쳐진다. 마르 지역 젊은이들의 해방구로 화사한 조명에 현대적인 디자인의 의자, 선반의 술병까지 꼼꼼하게 갖춘 클럽 나비, 낡은 배를 개조한 목조풍의 식당으로 갈고리에 걸린 선홍색 고깃덩어리와 소시지, 화로를 구비한 객도추한, 그리고 배를 타고 이주해온 난민들의 과거를 암시하듯 폐선을 이용한 집과 상점들이 난립해 있는 쇠락한 분위기의 주거지 배무덤. 거대한 파이프와 굴뚝들로 구성된 성채와 같은 유전지역이나 지난 세기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공간으로 유리 바닥과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조화를 이룬 타임캡슐 룸 등 6:1에서 100:1까지 다양한 비율로 공들여 만든 모형들의 아기자기한 소우주는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들었을지 그 ‘화면발’을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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