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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거장들이 모여 만든 <텐 미니츠 트럼펫>
2002-10-28

오는 11월 8일 개봉하는 영화 <텐 미니츠 트럼펫>은 <아귀레, 신의 분노>의 베르너 헤르초크, 「,베를린 천사의 시>의 빔 벤더스, <천국보다 낯선>의 짐 자무시, <똑바로 살아라>의 스파이크 리,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더 사우스>의 빅토르 에리스, <패왕별희>의 천 카이거 등 7명의 거장급 감독이 ‘시간’이라는 공통 주제 아래 10분씩 모아서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7인7색이라 할 만큼 다른 개성의 거장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영화팬들의 큰 즐거움이지만 베이징, 남미, 캘리포니아, 스페인 등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들의 언어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각 이야기의 시작엔 감독의 사인이 흐르는 물 위에 펼쳐지며 트럼펫 연주 소리가 울린다. 2002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개에겐 지옥이 없다>(아키 카우리스마키) = 유치장에서 한 남자가 나온다. 시베리아로 떠나고 싶어하는 그에게 남은 시간은 30분. 그는 주어진 시간 안에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이루려 한다. 건조한 화면 속에 간결한 웃음이 인상적이다.

▲<생명줄>(빅토르 에리스) = 갓난 아이와 엄마가 잠들어 있는 모습 위로 세상의 온갖 풍경이 흘러간다. 전쟁을 예고하는 신문 속의 그림에서부터 신문 보는 할아버지, 그네 타는 소녀, 밀가루 반죽하는 아주머니 등. 어느 순간 아기의 탯줄이 잘리며 그를 덮은 이불은 빨갛게 피로 물드는데…

▲<만 년의 시간 속에서>(베르너 헤르초크) = 원시부족 우르유 족을 카메라가 찾아간다. 백인 여자와 섹스 경험담을 털어놓는 남자,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는 추장과 브라질 시민이 되기를 꿈꾸는 청년 등을 인터뷰한다.

▲<실내-트레일러-밤>(짐 자무시) =한 여배우에게 야간 촬영을 시작하기 전 10분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자신의 트레일러에 들어온 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음악을 튼다. 짐 자무시의 서정적 영상과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트로나까지 12마일> = 약물 과용으로 한 남자가 병원을 찾아간다. 마침 병원이 쉬는 날임을 확인한 남자는 다시 차에 오른다. 다음 도시를 찾아가는 그에게 사막의 뜨거운 태양은 쏟아지고 도로는 흐물거린다. 황량하고 공허한 이미지가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우린 도둑맞았다>(스파이크 리) = 지난 미 대선의 접전을 엘 고어 측 선거운동원들의 입을 빌려 들어본다.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가 마치 한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이어진다.

▲<깊이 숨은 100송이 꽃>(천 카이거) = 이삿짐센터 직원들 앞에 한 정신나간 사람이 나타난다. 그와 함께 이삿짐을 나르러 간 이들이 도착한 곳은 황량한 공터. 짐을 차에 실어 달라는 그의 말에 일행은 결국 보이지도 않는 이삿짐을 나르기 시작하는데…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