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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여인들> 배우 루디빈 사니에르/프랑스 국립영화센터 위원장 다비드 케슬레/오늘의 관객
2002-11-18

오! 사랑스러워라

영화 에서 ‘8번째 여인’인 루디빈 사니에르는 자신은 다 컸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들이 어린애 취급하는 게 못마땅한 막내딸 역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79년생으로 실제 8명의 배우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루디빈은 극중에서의 깡총한 금발 머리 그대로, 파라다이스 호텔 카페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다른 언니 스종(비르지니 르드엥)의 기품을 닮지는 못했지만, 대신 사랑스러움을 갖춘 아이였던 루디빈은 현실에서도 별반 틀리지 않았다. 사진기를 들이댈 때마다 스스로 표정을 바꿔가며 적극적으로 응한 덕분에 조금은 새침한 비르지니와 현장에서 비교되기도. 출연한 단편을 보고 오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참여를 권유했을 정도로 연기력을 갖춘 그녀는 이미 8살 때부터 연극을 시작한 연기 베테랑이다. 한국 영화로는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유일한 관람작이지만, 모던하고 정제된 느낌에 큰 감명을 받았단다.

영화는 상품 아니다, 시장 개방 말하지 말라

- 프랑스 국립영화센터 위원장 다비드 케슬레

“사회당이건 무슨 당이건, 문화부건 통상부건, 프랑스에선 거의 모두가 문화 상품이 다른 상품들과 다르기 때문에 시장 개방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양국 영화와 인력의 교류, 각종 자료의 교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력 약정을 체결한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 다비드 케슬레 위원장은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는데 앞장서는 프랑스의 남다른, 그리고 우리 입장에선 부러운 분위기를 소개했다. 한편 그는 지난해 한국의 ‘와라나고’ 사태처럼, 프랑스에서도 4편의 자국영화가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동안 상업성 떨어지는 영화들은 흥행에서 실패했다며 “이는 어느정도 불가피한 일이지만, 저예산 다큐작품인 <마지막 수업>의 경우 프랑스에서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며 ‘틈새’의 가능성을 얘기했다.

오늘의 관객

- 립스틱 짙게 바르고

친구와 연인이 가득 메운 극장에서 만난 색다른 커플. 오랜만에 ‘화려한 외출’을 한 이경화(53), 김민주(21) 모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웨어 인 아프리카>를 막 보고 나온 모녀는 “영화가 어땠냐?”라는 질문에 “순수했다”고 입을 모으며 흡족해한다. 특히 바쁜 집안일 때문인지 나이 탓인지 평소 영화 한편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엄마는 영화제를 빌미로 딸이 정성스레 마련한 영화표 한장에 무척 감동을 받은 듯하다.

엄마는 아줌마 부대의 영원한 오빠 신성일의 팬, 딸은 떠오르는 스타 정준호의 팬으로 취향은 서로 다르지만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때면 의기투합해서 함께 영화를 보러 온단다. 장르도 각양각색. 전쟁영화에 매료되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감동적인 영화들을 찾아 볼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 포즈를 부탁하자 “루즈라도 발라야지∼”하는 엄마의 애교에 부끄러워하면서 안 보이게 챙겨주는 딸은 역시 천생연분! 아마 부산국제영화제가 나이 먹어갈수록 이들 모녀의 사랑도 무르익어 가겠지.

글/ 티티엘 김효숙 사진/ 티티엘 김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