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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오종 감독을 만나다
2002-11-18

부산에서 꿈★은 이루어졌다

부산에 오기 전까지, 서울에서 나는 11월7일부터 열린 <프랑수아 오종 영화제>에 취해 있었다. 낯선 감독의 ‘섹시한’ 영화들은 정말이지 짜릿했다. 섹슈얼리티를 대담하게 표현하는 그의 영화를 보면서 나는 닫혀있던 내 속의 금기를 꼬챙이로 파헤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오종이 을 가지고 부산엘 온다는 것이 아닌가! 흑, 그 소식을 들은 나는 정말 열광했다. 내 사랑 오종! 오종을 빌미로 부산에 와 티티엘 기자단에 합류, 처음 만나는 씨네21팀과의 저녁식사 자리였다. “영화제 기간 동안 하고 싶은 일을 적어내면 최대한 노력해보겠다”는 문석 선배님의 쇼킹 발언이 있었다. 앗, 쾌재다! 나는 ‘오종을 만나면 눈물을 훔쳐대며 정성껏 발 맛사지라도 해주고픈 심정’이라고 빽빽하게 소원을 적어냈다. 결국 무려 4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가장 구질구질하게 절절하더라”는 이유로 당첨, 프랑소와 오종을 인터뷰에 동행하는 행운을 낚아챘다. 전날부터 ‘맛사지? 오이팩? 오종의 취향상 망사 스타킹이라도 신고 가야 하지 않을까?’밤늦도록 고민을 했다.

드디어 11월16일, 내 눈앞에 오종이 나타났다. 유후∼♡ 인터뷰어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나는 바들바들 떨며 “유어 무비 메이크 미 크레이지(당신의 영화가 나를 미치게 합니다)”라고 읊었다. 그런 나를 보며 오종은 고맙다는 말을 했던가 아니던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나는 바짝 얼어있었다. ^^;; 실제로 만난 그야말로 정말 ‘명불허전’이었으니! 썬글라스 너머의 깊은 눈과 긴 속눈썹, 섹시한 다리로 꼬아 앉은 그의 모습에 숨이 가쁠 지경이었다. 마침내 인터뷰가 끝나고 오종과 <씨네21> 인터뷰어가 악수를 했다. 그들의 ‘스킨십’에 부럽다는 생각이 ‘부러…ㅂ’에도 채 미치기 전에 오종이 몸을 돌려 나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나는 땀으로 범벅된 내 오른손을 잽싸게 허벅지에 쓰윽 닦고는 악수를 했다. 후달리는 다리로 인터뷰장을 빠져 나온 나, 그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오른손을 달달 떨며 풀린 눈으로 나, 완전히 ‘광분 모드’다. 오, 오종! 그대는 아는가, 그대야말로 내 눈을 멀게 한 나의 로렐라이 라는 것을!

글/ 티티엘 이하나 사진/ 이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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