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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 포기하면 이르지, 자봉단이 있잖아!
2002-11-18

포기하면 이르지, 자봉단이 있잖아!

“<갈매기의 웃음> 두 장, 두 장 나왔습니다. 표 사실 분∼!”

하늘색 자켓을 여며입고 확성기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는 예사롭지 않은 폼의 이 사람. 많은 사람들이 애타는 눈길로 쳐다보는 이 사람은 누구? 일명 ‘영화 표 즉석 매매 중개인’으로 활약하는 자원봉사단 대원들이다. 대영시네마 매표소 근처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들은 매표소 바로 옆에서 환불이 불가능해진 당일 표를 대신 맡아 팔아준다. 환불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관객들, 그리고 표를 구하지 못해 애가 타던 관객들은 이들 덕분에 무사히 표를 구하기도 하고, 환불을 받기도 한다. 덕분에 매일매일 인기 폭발, 화제 만발이라나. 그러니, 매진됐다고 낙담하기엔 이르다니깐. 시장 바닥처럼 시끌벅적 정신 없는 이 곳에서도 표 파악, 사람 파악에 척척인 이들, 가히 놀랄만한 열정과 침착함을 지니고 있다. 고맙다,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가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중개료가 된다고. 아, 자봉단. 당신들은 정말 PIFF의 기둥이에요.

글/ 티티엘 송주희 사진/ 티티엘 이승희

밤늦게 O양을 찾아온 그 남자

지갑을 잃어버려 망연자실해있던 티티엘 기자단 O양. 그에게 다행히도 구세주가 나타났다. 해운대 자원봉사단 매니저 이상근(25)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운대 영화관에 지갑을 놓고 온 것을 발견한 O양은 우여곡절 끝에 이씨와 연락이 되었고, 이씨는 밤 11시 45분이라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1시간은 족히 걸리는 남포동까지 지갑을 갖다 주었다. 그는 O양처럼 지갑을 잃어버린 강원구(23)씨에게도 지갑을 건네주며 자봉단의 친절과 적극성을 ‘과시’했다. ‘순수·열정·도전’이 모토라는 자봉단 이씨는 오랜 기간 준비한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아쉽고, 더 잘해야한다는 의무감이 든다고. 그의 한가지 바람은 자막이 올라가고, 불이 켜진 다음에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주었으면 하는 것이란다. 자봉단 이씨 덕분에 지갑을 돌려받은 강원구씨는 내일 자봉단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잔뜩 사간다고 약속했고, 이씨는 건강하고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자봉단 여러분들, 부디 부산영화제를 부탁해요!

글·사진/ 티티엘 오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