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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광의 광기
2002-11-18

<게티스버그>라는 영화가 있다. 론 맥스웰 감독이 15년을 매달려 93년에 완성한 이 영화는 상영시간만 4시간15분인 남북전쟁영화. 개봉 당시 미국에서 1천만달러 조금 넘는 흥행수입을 기록했지만, 94년 TNT라는 케이블방송을 타면서 인기를 얻었다. 제작자의 이름은 테드 터너, 전 타임워너 그룹 회장이다. 론 맥스웰의 다음 영화 <신들과 장군들> 역시 남북전쟁 이야기다. 내년 2월 개봉예정인 이 영화도 상영시간이 3시간25분인 대작. 예고편 상영시간만 30분이며 제작비는 5600만달러가 들었다. 스타가 나오지 않으며 흥행가능성도 별로 없지만 이 영화 또한 테드 터너가 돈을 댔으며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할 예정이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테드 터너는 무엇 때문에 이런 영화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일까 꽤 복잡한 사연이 있을 법한데 알고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테드 터너가 남북전쟁 이야기에 광분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최근 <버라이어티>는 제작자 테드 터너와 감독 론 맥스웰을 돈키호테와 산초 판자에 비유하며 무모해 보이는 테드 터너의 열정을 비꼬았다. “호주 출신인 루퍼트 머독이 호주의 역사에 관한 서사극 3부작을 제작해 20세기 폭스를 통해 배급하는 것 같은 모양새”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들과 장군들>에 참여하는 남부인들의 열정은 테드 터너를 지지하는 쪽이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웨스트 버지니아 등에서 촬영한 이 영화에는 1만여명의 남부인들이 돈을 받지 않고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테드 터너와 론 맥스웰은 이 영화가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 것인지에 관해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이다. 감독은 “제작자에게 이 영화가 어떤 점에서 관객의 흥미를 끌지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바로 우리가 관객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