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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드> 감독 아쉬갈 마섬바기/<바람의 파이터> 주연 맡은 가수 비/오늘의 관객
2002-11-19

“아웃사이더들에겐 믿음이 필요하다”

- <할레드> 감독 아쉬갈 마섬바기

“아웃사이더들이 외부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선 믿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란 출신으로 캐나다로 이민 와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쉬갈 마섬바기 감독은 <할레드>를 만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극빈의 삶을 살아가며 주위로부터 따돌림 받는 소년 할레드가 엄마의 시신과 함께 아파트에서 겪는 며칠간을 그리는 이 영화는 마섬바기의 데뷔작. 영화촬영지인 토론토에 해 훨씬 개방적인 분위기의 밴쿠버에서 살았음에도 아웃사이더라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그의 경험이 녹아든 이 영화는 카를로비 바리 감독상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18세 때 이란을 떠난 탓에 “솔직히 키아로스타미 등 이란 감독보다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화에 영향받았다”는 그는 자살하려던 여인이 다른 사람을 죽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 <그레이스>를 준비 중이란다.

사진/ 임종환

“최영의는 나의 우상”

- <바람의 파이터> 주연 맡은 가수 비

영화배우로 첫선을 보이던 날, 비는 사뭇 진지하고 심각한 얼굴이었다. 가요 오락 프로그램에서 어렵잖게 감상할 수 있었던 미소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단 한번도 빛나지 않았다. 극진 가라데의 창시자인 전설적인 무술인 최영의(최배달)의 삶을 그릴 영화 <바람의 파이터>의 주연 배우로 캐스팅된 비는 이미 캐릭터에 깊이 몰입된 듯, 기존의 미소년 이미지와는 또 다른, 성숙하고 강인한 느낌을 전하고 있었다. 검도복을 연상시키는 검은 색 빌로드 정장을 입고 나타난 비는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도전도 많이 하고 경험도 많이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늘 강한 남자를 꿈꿨는데, 어린 시절 나의 우상을 연기하게 돼 매우 기쁘다”는 그는 조만간 일본을 오가며 UDT 생존 훈련과 극진 가라데 훈련을 수행한다는 ‘다부진’ 계획도 공개했다.

사진/이동민

오늘의 관객

- 오늘의 관객? 오늘의 감독!

주말의 열기가 가라앉은 월요일의 PIFF광장. 한산한 분위기 속에 유난히 눈에 띄는 관객을 발견했다. 목발을 짚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여성이었다. 서울에서 올라오신 최진영(26)씨는 켄 로치 감독의 <스위트 식스틴>을 예매한 상태라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번 영화제에서 소개되는 단편 <투 해피 투 다이>의 감독이라고. 최감독이 내놓은 작품은 ‘아이러니’에 관한 영화로, 2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블랙코미디란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시간도 가질 예정이라는 최감독은 긴장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물론 떨린다. 하지만 부산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은 감독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인지 질문도 곧잘 던져주고 많이 웃어준다”며 미소지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질문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100점 만점에 87점 정도?”라고 답했다. 대학 졸업작품 준비 때문에 3년 동안 부산영화제에 올 수 없었다는 최감독은 “이번 영화제가 축제 느낌이 강해서 들뜬다. 그래서 들뜨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작품을 보려 노력했다”고 한다. 자신의 단편영화 여주인공인 배우 황은경씨와 동행한 이번 영화제의 여정은 아쉽게도 관객과의 대화를 가진 오늘(18일) 끝이 난다고. 다리를 다쳐 불편한 몸이면서도 관객으로, 감독으로 바쁜 일정을 보낸 최감독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글/ 티티엘 심은주 사진/ 티티엘 조병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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