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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계도 `등급보류` 위헌시비 본격화
2002-11-20

영화계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등급보류' 위헌 시비가 비디오계에서도 본격적으로 재연되기 시작했다.16㎜ 성인영화 제작사인 씨네프로의 이강림(48) 대표는 서울행정법원에 지난 12일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상대로 비디오 등급분류 보류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14일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이대표는 소장을 통해 "지난 10월 9일 「씨네프로 컬렉션」에 대해 `등급보류 10일'을 결정한 것은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검열에 해당하는 행위이며, `여음부 노출, 선정성 과다'라는 사유도 극히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영등위의 권한을 일탈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에서 "영등위가 등급보류를 남발해 개인의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음비법)의 위헌성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만큼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고 요구했다.이에 앞서 이강림 대표는 성인영화 <냄비가게 닷컴>과 <보도방>의 등급보류에 대해 지난 8월 10일 등급보류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두 편은 이미 대여 및 판매를 위해 일부 장면을 삭제한 뒤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사실상 원인이 소멸됐기 때문에 소송을 취하하고, 60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모음집을 대상으로 다시 소송을 내는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이대표는 "당시에는 재산상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등위의 결정을 수용해 필름을 잘라냈다"면서 "이 자체가 등급보류 조항이 사실상 검열의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비디오영화제작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인터넷 등에서 노출되는 성인관련 사이트의 수준은 이미 포르노를 능가하는데 비디오 심의는 3∼4년 전으로 회귀한 채 등급보류를 남발하고 있어 업계가 고사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이에 대해 영등위는 "영화의 경우 등급외전용관(제한상영관)을 마련할 수 있지만 비디오는 등급외비디오물을 따로 대여하는 조항을 신설할 수 없어 등급보류 규정의 존속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단체나 시민단체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원재 문화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은 "등급보류 조항 자체가 명백한 위헌성을 갖고 있으며 현재의 영등위 비디오분과의 여건과 심의물량을 따져보면 기계적인 검열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반면에 주성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문화소비자운동본부 간사는 "에로비디오의 재킷이나 내용의 수위에 대해 심의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18세' 연령을 `19세'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법원이나 헌재가 국민적 공감대나 여론을 감안하지 않은 채 업자의 이익에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반박했다.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장은 "비디오의 경우 영화에 비해 현실적인 관리의 어려움이 많이 따르겠지만 원칙적으로는 비디오 출시 자체를 제한할 수 없으므로 성인전용 대여점 설치 등의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