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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봤능교? - 섹스는 코미디다
2002-11-20

섹스는 코미디다 Sex is Comedy

프랑스 / 2002 / 101분 / 35㎜ / 컬러 / 감독 카트린느 브레아

영화의 제목을 보자마자 째깍 표를 산 나. 후훗, 섹스와 코미디라니, 이 보다 더 재미있는 소재가 어디 있단 말인가? 영화제 내내 소위 ‘영화제용 영화’만 보느라 잔뜩 긴장했었던 나는 오랜만에 야하고 재밌는 영화를 한 편 ‘때리면서’ 피로도 풀고 눈도 즐겁게 하기로 했다. 상영 시간에 맞추어 들어간 극장 안에는 나같은 생각으로 앉아있는 것이 분명한 관객들로 가득 들어차있었다. 그러나 우린 모두… 배신당했다.

-_-;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이 영화는 섹스에 대한 영화도, 코미디에 대한 영화도 아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영화감독 잔느는 섹스신을 찍기 위해 갖은 애를 쓰지만, 배우들은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섹스신은 성공적으로 끝이 난다.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섹스신이 아니고 오히려 섹스신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독이다. 영화를 보는 나는 어느새 감독에 공감했다. 배우가 감독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면 함께 답답함을 느끼고, 한 신이 무사히 끝나면 안도감을 느꼈던 것이다. 남자배우가 촬영에 쓰일 인조성기를 달고 휴식 시간에 장난을 칠 때, 웃음이 나오기보다는 ‘중요한 신을 앞두고 저러고 싶을까’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비로소 영화 제작 과정의 어려움과 신비로움을 이해하게 되었다.

마침내 삐걱대던 배우들의 연기는 조율되고, 침대 위의 두 배우는 사랑을 나누는 완연한 연인의 모습으로 거듭났다. 촬영 감독 마저 흥분시키는 섹스신을 만들어낸 두 배우

들의 연기를 보며, 나는 마음 속으로 만족스럽게 외쳤다. 컷! 좋았어!

글/ 티티엘 박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