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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발로 쓰는 이야기 - 우리는 관객을 위한 영화제를 원한다!
2002-11-20

“여기 공짜표 있습니다! 가져가십시오!”

남포동 극장 앞. 한 자원봉사자가 목청껏 소리치고 있었다. 처음엔 몇몇의 관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젓고는 가버렸다. 공짜표라는데 왜 싫다는 것일까. 궁금해서 물었더니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상영되는 작품이란다. 남포동에서 1시간거리에 있는 해운대로 이동하는 일이 내키지 않아 관객들은 표를 포기한 것이다. 결국 표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이번 영화제의 상영관은 범일동 시민회관과 해운대 메가박스, 그리고 남포동의 부산극장과 대영극장까지 총 네 군데다. 그런데 이 극장들을 오가려면 차가 많이 밀리는 시내를 지나거나 지하철로 30분 이상 돌아가야 한다. 만약 그 날 관람하려는 영화들이 남포동과 해운대에서 상영되는 것들이라면, 왕복 두 시간 이상을 고스란히 길 위에서 보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영화제에서 상영관으로 지정된 해운대의 메가박스의 경우 11월29일 개관을 앞두고 공사를 끝내지도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상영해 적잖은 불편을 안겨주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자봉단은 “영화제 초반에는 관객들이 티켓 판매대조차 찾지 못할 만큼 혼돈스러워했고 1층의 화장실은 아예 문을 잠가두고 있어서 부득이하게 2층과 6층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그 외에도 멈춰서있는 엘리베이터, 공사자재들이 방치된 계단 등도 극장 이용에 상당한 불편을 주었다. 다행히도 최근 부산시가 3백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부산영화제 전용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한다. 덕분에 상영관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겪은 불편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글/ 티티엘 심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