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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러 오이소-매콤달콤 회국수 할매집
2002-11-20

영화를 보다 지쳐 입맛을 잃은 사람들, 밥 먹고 앉아서 영화만 본 탓에 소화가 안 되는 사람들은 이곳을 주목하시라! 매콤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되돌려주는 회국수, 가볍게 후루룩 먹을 수 있는 김치국수, 시원한 멸치 국물에 면발이 부드러운 물국수… 이 모든 종류의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할매집>이다.

40년 전통의 이 음식점에 들어서면 정겨운 풍경과 소리가 펼쳐진다. U자형 식탁에 머리를 옹기종기 맞대고 둘러앉은 사람들, 양푼 그릇을 닥닥 긁는 소리, 후루룩 국수 넘어가는 소리, 후후 불어 국물 마시는 소리가 가히 ‘고향의 정취’를 만나는 듯하다. 조순옥(57)씨는 혼자 음식점에 들어와 맛나게 한 그릇을 뚝딱했는데 “옛날부터 먹던 맛이라 종종 생각이 나서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커다란 ‘양푼’에 담긴 회국수는 단돈 3500원. 초고추장과 어우러진 가오리회, 상추, 양배추, 미역을 얹은 국수가 매콤달콤, 환상적이다. 고추장이 얹힌 국수를 쓱쓱 비벼 먹다가 매콤한 맛이 입안을 그득 채우면, 호호 불어가며 뜨거운 국물을 마셔보자. 그 맛의 조화에 넋이라도 나갈 지경! 누런 알루미늄 주전자에 담긴 멸치 국물은 시원하게 속을 풀어주고, 무한 리필된다. PIFF광장 앞 대영극장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모퉁이를 돌면 고려당과 시애틀즈 베스트가 있다. 그 골목으로 두 블록을 들어가면 신악기 레코드사가 보인다. 레코드사 앞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바로 <할매집>이란 간판이 당신을 맞을 것이다.

글/티티엘 오빛나 사진/ 티티엘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