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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맨, 석양에 지다
2002-11-25

<황야의 7인> 의 웨스턴 배우 제임스 코번 타계성격파 배우로 이름난 제임스 코번이 지난 11월18일 오후 타계했다. LA 베벌리힐스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 그는 향년 74. 코번은 부자간의 화해할 수 없는 감정의 골을 다룬 폴 슈레이더의 97년작 <어플릭션>의 망가진 주정뱅이 아버지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뒤에도 꾸준한 연기활동을 해오고 있었다.요즘 관객들에게는 최근작 <어플릭션>이나 <스노우 독>의 조연, 디즈니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의 악역 워터누즈 회장의 목소리 정도로 기억되겠지만, 코번은 영웅의 서사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던 60∼70년대 웨스턴과 액션영화의 단골배우였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로렐 태생으로 공황기 LA에서 성장기를 보낸 그는, 무전병으로 2차 세계대전을 거친 뒤 LA시립대와 USC에서 연기를 공부했다.연극 무대와 TV에서 실전 수업을 쌓고, 랜돌프 스콧의 웨스턴 <라이드 론섬>의 무법자 역할로 영화에 데뷔한 것은 1959년. 그뒤 를 리메이크한 <황야의 7인>, 스티브 매퀸과 공연한 독일 포로수용소 탈출극 <대탈주> 등 존 스터지스의 영화들과 샘 페킨파의 <메이저 던디> 등에서 개성파 조연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그에게 스타로서의 명성과 부를 가져다준 것은 60년대 중반 007 시리즈의 후광 아래 제작된 스파이물 <전격 후린트 고고 작전>의 주인공 데렉 플린트였지만, 코번은 제임스 본드의 아류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았다. 빌리 더 키드의 숙적 보안관으로 분한 샘 페킨파의 <관계의 종말>과 <철십자 훈장> 등 생각많은 영웅으로 남은 것도 그런 고집 때문.지병인 류머티즘성 관절염 때문에 80년대에는 활동이 뜸했으나, <영 건 2> <허드슨 호크> <너티 프로페서> 등 90년대 이후 상업영화의 조연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이제 다시 그의 저력을 확인할 신작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아쉽지만, 그의 연기는 한 시대를 풍미한 웨스턴의 고전들과 함께 소중한 영화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황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