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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풍 코미디? <휘파람공주>
2002-12-12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하는 영화 <휘파람 공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상의 딸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화제를 낳았던 영화. 남한의 국정원 팀장과 북한의 인민무력부 요원이 공조해서 미국 CIA의 강경파와 맞선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반미 보다는 남북화합이나 남남북녀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에서 자란 북한 최고지도자의 숨겨진 딸 지은(김현수)은 자유분방한 성격에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공주과’의 아가씨. 평양예술단에 속해 비밀리에 남한에 온 지은은 아버지가 짝지어준 북한의 엘리트 청년과의 결혼을 피해 탈출을 감행한다.

지은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간만에 무르익은 남북화해 무드가 수포로 돌아갈 것은 불보듯 뻔한 일. 그녀가 없어진 사실을 알게된 남북한의 정보부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힌다. 게다가 CIA 매파의 사주를 받은 로이(이형철)일행은 ‘남북분단 고착화’를 위해 지은의 목숨을 노린다. 이에 ‘한때의 적’이었던 남한 국가정보원 경호팀장 석진(박상민)과 북한 인민무력부 요원 상철(성지루)을 중심으로 남북공조팀이 꾸려지고 ‘휘파람 공주’ 지은을 찾아 나선다.

한편, 서울땅을 헤매던 지은은 무명 록밴드 ‘노팬스’를 만나 같이 생활하면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자유로운 나날을 보낸다. 게다가 지은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찬 그룹의 리더 준호(지성)와 달콤한 사랑에 빠지는데…

하지만 행복에 빠져있는 지은에게 위험은 점점 다가오고 노팬스가 출전하는 록페스티벌에는 중무장한 로이 일행과 남북공조팀이 모여든다.

반미에 남북화해 등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의 어조는 그다지 무겁지 않은 편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 따지지 말자’라는 넉넉한 자세로 영화관에 온 관객들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남북화해에 반미를 끌어들인 어설픈 민족주의가 위험해 보이고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무리한 설정도 부담스럽다.

영화의 장점은 CF감독 출신 이정황 감독이 만들어내는 화면. 혼자 남겨진 준호를 창밖에서 쳐다보는 카메라나 자동차 극장에서 지은과 준호가 영화를 보는 장면 등 잘 꾸며진 화면이 눈에 띄고 <로드무비>에 이어 음악감독을 맡은 이한나 감독의 음악도 귓가에 남는다.

노펜스가 부르는 노래 ‘모래시계’와 ‘널 위한 공간’은 극중 멤버들이 실제로 연주를 담당했다고. 드럼 스틱을 처음 잡아봤다는 지성은 석달여의 연습을 거쳐 드러머로 변신했다.

처음 주연을 맡은 김현수나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지성, 4년여의 공백후 컴백하는 박상민의 연기도 무난한 편이고 ‘흥행조연배우’ 성지루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7분.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