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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2002 [1]
2002-12-16

실험과 대안은 독립영화의 기치고 화두다. 12월20일부터 막을 여는 ‘서울독립영화제 2002 ’는 올 한해 쏟아진 독립영화를 두루 살핀다는 점에서 끊임없는 자기 모색을 엿볼 수 있는 창이기도 하다. ‘충돌’이라는 이번 영화제의 부제는 주최쪽인 한국독립영화협회의 일방적인 선언이라기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독립영화인들의 공유된 문제의식의 발로처럼 보인다. 이는 12월28일까지 상영되는 42편의 경쟁작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충무로로 대변되는 기성 영화언어에 도전하는 작품들을 일별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영화제쪽의 설명대로 예심을 거친 상영작들은 관습에의 도발을 통해 독립영화의 정체성 찾기를 보여준다.경계는 허물고, 문턱은 낮추고서울독립영화제는 1999년부터 한국독립단편영화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열린 경쟁영화제다. 인디포럼이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하는 장이었다면, 한해 결실이라 할 만한 작품들을 격려하는 일이 이 행사의 몫이었다. 올해 행사명을 바꾼 것에 대해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독립단편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써왔다”며 “형식별 경계를 허물고 명실상부한 독립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극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장르별 시상을 단편(25분 이하), 중편(60분 미만), 장편부문으로만 바꾼 데서 더 나아가 서울독립영화제는 초청형식으로 상영됐던 뮤직비디오, 웹아트 등에도 출품제한을 두지 않고 경쟁의 문을 활짝 열었다.이로 인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선의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 26편이 각축을 벌이는 단편영화 부문은 수상작을 쉽게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포진해 있다.

<연분><몸><리사이클링>원색 위주의 강렬한 색감과 절지애니메이션 특유의 날카로움을 결합해 설화적인 분위기를 물씬 안겨주는 <연분>, 가난이라는 가혹한 현실을 탈출하기 위한 한 소녀의 비상을 스타일리시하게 묘사하는 <비둘기>,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상처투성이 역사를 망각의 늪에서 건져올리는 <몸>, 재활용 제품을 이용한 스톱모션 기법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애니메이션 <리사이클링>,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독백을 다양한 사운드와 이미지로 해체한 실험영화 <7AM.SLOWLY:Opposite>, 가족과의 대화 중에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자 폭발 직전의 신경증에 도달하는 한 소녀의 심리상태를 설득력 있게 묘사한 <과부아 상태에 빠지다>, 똑같은 외모를 갖고, 유사한 경험을 겪으며 살아가는 두 여자 이야기 <푸른 저녁의 감각> 등 경쟁작 대열에 선 작품들 모두 쟁쟁하다. 여기에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미장센단편영화제 등에서 수상했던 작품들도 대열에 합류해 있다. 초경을 경험한 소녀의 공포심리를 섬세하고 촘촘한 이미지 배열로 묘사한 <사춘기>, 진실이 통용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한 남자의 복수극을 통해 권력비판에 초점을 맞춘 신재인 감독의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 등도 놓쳐선 곤란한 단편들.

<사춘기><그의 진실이 전진한다>▶ 서울독립영화제 2002 [2]▶ 서울독립영화제 2002 [3] - 상영시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