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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 오브 뉴욕> 뉴욕시사기 [1]
2002-12-16

믿거나 말거나. 2002년 12월 뉴욕에서 벌어진 이상한 이야기. 며칠 전 내린 함박눈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장식들로 도시 전체가 성탄절 트리 같은 뉴욕. 갑자기 그 화려한 지상이 싫어져 지린내가 난동하는 어두운 지하철역으로 터벅터벅 내려갔다. 마치 스파이더 맨 그물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는 노선도를 보자니 머리가 아파왔다. 그냥 무조건 1달러50센트짜리 메트로카드를 사서 E선의 다운타운행을 타고 종착역에서 내렸다. 역을 빠져나오자 순간, 매캐한 공기가 엄습해온다. 역이름을 보자. ‘World Trade Center.’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름을 보는 건 마치 묘비명을 읽는 것과도 같다. 주변이 철창으로 에워싸인 이곳은 1년 전만 해도 110층짜리 쌍둥이빌딩이 서 있었던 곳이다. 위풍당당한 모습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리고 이제 이 공간은 마치 묘비없는 공동묘지 같다.

갑자기 한 소년이 내 손을 잡아끈다. 그의 손을 잡고 달려간다.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는다. 얼마 안 가 로어맨해튼의 리틀이탈리아가 보인다. 비싼 가격의 고급 이탈리아음식점들이 촘촘히 들어선 이곳, 모트가와 멀베리가 사이 올드 세인트 패트릭 성당 주변에 이르자 마티라는 이탈리아계 소년은 자신이 이곳에서 나고 자랐었노라고 한다. 그리고 흥미진진한 얼굴로 이곳이 160년 전에는 낡은 이발소와 작은 광장 그리고 허름한 술집들로 채워졌던 곳이라고, 도끼와 칼이 삶의 도구였던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공간인 ‘파이브 포인트’였다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110층짜리 건물의 붕괴보다는 훨씬 상상하기 수월한 것이었다. “이곳에서 일어난 일들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것은 소년이 아버지로부터, 그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와이 낫.” 순간, 시계는 1844년으로 돌아가버렸고 내 눈앞에는 출정준비를 하는 아버지를 두려운 눈망울로 쳐다보고 있는 꼬마아이가 서 있었다.디카프리오가 맞으면서 연기를 배운다고?25년을 기다린 프로젝트, 2년6개월에 걸친 제작기간, 1억300만달러가 넘는 제작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카메론 디아즈, 대니얼 데이 루이스, 그리고 마틴 스코시즈. <갱스 오브 뉴욕>을 수식하는 것들은 어느 하나 대단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 명성만큼이나 이 영화는 “프로듀서인 하비 웨이스타인과 스코시즈가 로마 세트에서 격렬하게 싸웠다더라”, “디카프리오가 마틴 스코시즈에게 맞으면서 연기를 배운다더라” 식의 수많은 악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게다가 원래 지난해 12월 개봉예정에서 갑작스럽게 9·11 테러가 터졌고 소방관이 폭동에 가담하는 장면이 국민정서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개봉이 1년 연기되기도 했다. 결국 스코시즈는 20분짜리 데모테이프를 들고 칸영화제에 날아가는 것으로 그간의 의심쩍은 소문들을 잠시나마 잠재우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갱스 오브 뉴욕>이 12월20일 미국 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국내개봉 2003년 2월14일).▶<갱스 오브 뉴욕> 뉴욕시사기 [2]▶<갱스 오브 뉴욕> 뉴욕시사기 [3]▶<갱스 오브 뉴욕> 감독 마틴 스코시즈 인터뷰▶<갱스 오브 뉴욕>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인터뷰▶<갱스 오브 뉴욕> 대니얼 데이 루이스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