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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저 예산 영화 세 편
2002-12-26

최근 대박 행진을 계속해가고 있는 몇몇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국내 마케팅 비용은 20억에 이른다. 이는 3억짜리 영화를 6편을 만들고도 2억이 남으며 제작비 10억 정도의 영화를 두 편 제작할 수 있는 금액. 대박 영화가 늘어나면서 어느 때보다 커져 있는 영화계에 10억 미만의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몇몇 기대작들이 ‘소리없이’ 관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마케팅비와 후반작업 비용을 포함해 총 3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그 집 앞>(제작 픽쳐 북 무비스/청년필름)은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로 밴쿠버 국제 영화제 등에서 호평받은 김진아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유부남과의 사랑 없는 섹스 후 거식증을 앓으며 집안에만 있기를 원하는 가인(최윤선)과 옛 친구와의 충동적 성관계로 원치않는 임신을 한 후 길거리를 배회하는 도희(이선진) 등 두 여성의 이야기다. 슈퍼모델 출신 김선진, <로드무비>의 정찬 등 비교적 알려진 배우들과 촬영을 맡은 베니또 스트란지오와 피터 그레이 등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외국인 스태프 등이 ‘저렴한’ 보수에 영화 출연을 결정한 것은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 때문. 내년 5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서울에서 촬영 중이다.

최근 촬영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 중인 <미소>(제작 미소필름, 가을엔터테인먼트)는 <우중산책>과 <세친구>등 임순례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박경희 감독의 장편데뷔영화. 임순례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생활의 발견>의 추상미가 노 개런티로 출연하며 <꽃섬>의 송일곤 감독이 연기자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제작사가 예상하고 있는 제작비는 마케팅비를 제외하면 약 4억 원. 철저한 프리프로덕션과 합리적인 예산집행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다. <미소>는 실명이 예정된 한 젊은 여류 사진가의 ‘슬픔’에 관한 영화로 반가사유상의 ‘미소’처럼 슬픔을 극복하고 성찰에 이르는 길과 그 길에 쉽게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군상들의 어리석음을 그리고 있다.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씨의 삶을 그린 <선택>(제작 영필름/신씨네)은 90년대 초반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호평받았던 홍기선 감독이 10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 3억7천만원을 포함해 약 10억 원의 순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24시간 촬영 1일 휴식이라는 강행군으로 크랭크인한 후 45일만에 촬영을 종료했다. 51년 유엔군 포로가 돼 수감된 뒤 전향서 쓰기를 거부하다 지난 95년 45년만에 자유의 몸이 된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씨의 일생을 다룬 영화로 <둘 하나 섹스>등에 출연한 김중기, <하면된다>의 안석환 등이 출연한다. ‘배급 사정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