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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007 어나더데이>관람 반대 소개
2003-01-02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한국에서 벌어지는 영화 관람반대 운동을 상세히 소개했다. 타임스는 1일 인터넷판 보도를 통해 지난달 31일 개봉된 이 영화가 북한과 한국을 왜곡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의 관람반대 운동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앞서 북한도 관영 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이 영화를 거세게 비난했다면서 남북한은 심각한 분열 양상을 계속하는 상태에서도 007에 맞서는 데는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타임스는 거세지는 반미 분위기와 할리우드가 북한을 국제적인 악당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감정이 이러한 관람반대 운동을 부채질했다고 분석하면서 이 영화에 대한 여러 한국인들의 언급을 전했다.

31일 반미 집회에 참석한 어느 여학생은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으며 007 어나더데이의 감독은 이 줄거리를 단지 추종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영화 관람반대 시위를 벌이던 28세의 어느 운동가는 “이것은 동북아시아에 대한 할리우드의 전략”이라면서 “영화는 정치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한국계 미국인 목사는 “한국인들은 이 영화에 나오는 북한 주민 가운데 절반 가량이 남한 억양을 쓰고 황소가 필리핀 소처럼 보이며 마지막 장면의 집은 일본식으로 보이는 점 등 많은 장면에 대해 불평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은 이런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 영화가 일본에 관한 영화였다면 일본을 그런 식으로 취급했겠는가”고 반문했다.

뉴욕 타임스는 한국인들은 한국의 정확한 이미지는 세계에서 휴대전화 보유율과 초고속 인터넷 접속률, 대학졸업자 비율 등이 가장 높은 국가임을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부가 논에서 소를 모는 장면이나 미군 장교가 한국군의 동원을 명령하는 장면 등은 한국의 이미지를 왜곡하는 것으로 불만을 사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타임스는 또 이 영화에 출연 제의를 받았던 영화배우 차인표 씨가 각본이 저급하다는 이유로 할리우드에서 스타로 부상할 기회가 될 수도 있었던 영화 출연을 거절해 국민적 영웅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와 함께 “이것은 현실이 아닌 영화이며 관람객들은 이것이 허구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는 영화 수입사 20세기 폭스 이주성 사장의 말도 인용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