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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달만 사귀자” 밝고 맑은 신세대 사랑 ‘마들렌’
2003-01-03

복학을 앞둔 대학생 지석(조인성)은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소설가를 지망하는 그의 취미는 책읽기, 산책하기, 자전거타기, ‘오오래’ 생각하기.

밤늦게 머리를 자르기 위해 찾아간 학교앞 미장원에서 그는 미용사가 되어있는 중학교 동창 희진(신민아)을 만난다. 희진의 취미는 인형뽑기, 포트리스 게임하기, 헤어스타일 바꾸기, 핸드폰에 남자이름 100명 채우기….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는 두 20대 커플이 “딱 한달간”이라는 조건으로 연애를 시작한다.

조인성-신민아라는 요즘 주목받는 신세대 스타 커플을 내세운 <마들렌>은 굴절되고 어두운 20대의 모습이 아니라, 시종 우리 청춘의 건강하고 맑은 날을 그려나간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 마들렌 빵을 먹으며 과거를 떠올린다면, 지석과 희진은 빵을 먹으며 미래를 생각하는 셈이다. 그 과정엔 희진의 뜻하지 않은 임신과 같은 ‘사건’도 있다. 하지만 임신으로 인해 세상이 바뀐 듯 절망하는 게 아니라, 이 젊은 세대는 ‘나는 나’라는 듯, 자신들의 원래 감정을 소중히 가꿔나간다. 극적인 에피소드는 없지만 잔잔한 젊은이들의 모습이 ‘예쁜’영화다. 따뜻한 에피소드를 만들어주는 김수로씨나, ‘쿨’한 20대 캐릭터 성혜역을 맡은 그룹 주얼리의 박정아씨도 인상적이다. 10일 개봉.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