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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최강 프로젝트 해외영화 12편 (4)
2003-01-03

초특급 강자들,초강력 귀환

두근두근 울렁울렁 가슴뛰어요!팀 존슨의 애니메이션 <신밧드>(Sinbad: Legend Of The Seven Seas)

야생마 스피릿의 자유를 향한 여정을 따라 서부의 영웅담으로 내달렸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2003년 바통을 이어받은 주자는, 모험왕 신밧드다. 돛 가득히 바닷바람을 안고 진기한 보물 또는 전설을 찾아 7번의 항해에 나섰던 뱃사람 신밧드는 알리바바, 알라딘과 마찬가지로 <아라비안 나이트>에 등장하는 캐릭터. 레이 해리하우젠이 제작, 각본, 시각효과를 맡았던 <신밧드의 대모험>, 국내에서는 “두근두근 울렁울렁 가슴 뛰지만” 하는 주제가와 더불어 80년대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누렸던 TV애니메이션 시리즈 등 이미 여러 차례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던 모험담의 영웅이다.

원전과 얼마나 닮아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이국적인 풍경과 괴물 혹은 괴인들, 미지의 세계에서 맞닥뜨리는 위기와 모험의 스펙터클이라는 기본기만큼은 기대해도 좋을 듯. 모범적인 영웅이라기보다 드림웍스의 전작 <엘도라도>의 두 짝패처럼 낙천적인 건달에 가까운 신밧드의 여정은 <인디아나 존스> <미이라> 같은 할리우드 액션어드벤처의 애니메이션 버전이라 할 만하다. 신밧드가 ‘평화의 서(書)’를 지키고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프로티어스를 구하기 위해 막강한 힘을 지닌 혼돈의 여신 이리스와 싸운다는 게 지금까지 밝혀진 <신밧드>의 줄거리. 액션어드벤처에서 빠지지 않는 미녀 마리나와의 로맨스까지, 제프리 카첸버그에 따르면 “드라마와 액션, 로맨스가 제각각 역할을 담당하는 세련된 신과 괴물의 이야기”를 펼쳐보일 예정이다. <슈렉> <몬스터 주식회사> <아이스 에이지> 등 CG애니메이션의 약진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지만, <신밧드>는 전통적인 2D애니메이션과 CG의 웅장한 배경을 세심하게 결합한 <스피릿>의 ‘트래디지털’ 노선을 재차 고수한 작품. 브래드 피트와 캐서린 제타 존스, 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신밧드와 마리나, 이리스의 목소리를, <개미>의 공동감독 팀 존슨이 연출을 맡았다. 황혜림 blauex@hani.co.kr

머린은 어떻게 엑소시즘에 심취하게 되었나폴 슈레이더의 <엑소시스트4>(Exorcist:The Beginning)

머린 신부의 귀환 1973년에 나온 오리지널 <엑소시스트>에서 악령에 사로잡힌 12살짜리 소녀 레이건을 구하려 엑소시즘을 펼치다가 목숨을 잃은 머린 신부가 되살아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엑소시스트4>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4번째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I: 보이지 않는 위험>처럼, 앞서 발표된 3부작의 ‘전사’로 돌아가는 작품. 1편에서 노쇠한 나머지 악마와의 지난한 싸움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었지만, 2편에서도 영혼으로 돌아와 동료 신부를 도울 만큼 엑소시즘의 베테랑이 된 머린의 젊은 시절을 다룬다. 선교활동을 위해 아프리카에 갔던 머린은 처음으로 한 소년의 영혼을 잠식한 악마의 존재에 직면하고, 신의 존재와 신앙에 대한 회의에 번뇌하며 소년을 구하기 위해 애쓴다.

<엑소시스트> 시리즈가 다시 맥을 잇기까지는 무려 12년이 걸렸다. 개봉 당시 관객의 졸도와 악마주의 논쟁 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둔 1편은 지금까지도 ‘가장 무서운 영화’ 목록에 수위로 꼽히지만, 다시 한번 악령의 제물이 된 레이건이 등장하는 존 부어맨의 77년작 <엑소시스트2>, 원작 소설가 윌리엄 피터 블래티가 직접 각본, 연출을 맡은 90년작 <엑소시스트3> 등 속편들은 그 후광을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 <엑소시스트4>가 제작된다는 소문은 97년부터 흘러나왔으나 이를 반기지 않았던 블래티의 반대와 시리즈의 회생 가능성을 고민했던 워너의 망설임 등의 이유로 지연돼왔다. 애초 연출을 맡기로 한 존 프랑켄하이머가 건강악화로 감독직을 반납한 지 한달 만에 세상을 떠나고, 최종적으로 감독 의자에 앉은 이는 폴 슈레이더. 음지를 배회하는 ‘표범 인간’들의 야성적인 삶을 스산하고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담아냈던 <캣 피플>이나 망나니 같은 아버지와 화해하지 못하는 아들의 갈등을 탄탄한 캐릭터드라마로 끌어낸 <어플릭션>을 감안하면, <엑소시스트4>의 귀추를 눈여겨볼 만하다. 막스 폰 시도의 뒤를 이어 같은 스웨덴 출신의 배우 스켈란 스케어스가드가 연기할 머린 신부의 재림이, 과연 시들어버린 시리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2003년 여름에 확인할 수 있다. 황혜림 blauex@hani.co.kr

파리, 1968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몽상가들>(Dreamers)

혁명의 물결이 넘실대던 1968년 파리, 젊은 그들은 어떻게 살았던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신작 <몽상가>들은, 드골 정부의 실정과 보수적인 관료주의에 반기를 든 학생들의 시위대가 파리의 거리를 메우고, 전국의 노동자들이 동맹파업을 벌이며 자유와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을 쏟아냈던 68년 5월혁명 무렵 젊은이들의 초상. 그중에서도 5월혁명의 전초전으로 평가되곤 하는 2월의 ‘작은 혁명’,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설립자 앙리 랑글루아가 문화부 장관 앙드레 말로에게 해고당하면서 불붙었던 영화청년들의 싸움과 삶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카메라가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투쟁의 거리보다는 주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세 영화광들의 행로다. 시네필들의 전당인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만난 미국인 청년과 프랑스인 쌍둥이 남매는, 혁명의 현장을 공유하고 사적인 욕망으로 뒤얽힌다. 직설적인 정치영화의 어법 대신 성을 둘러싼 개인들의 관계에 대한 탐색과 급진적인 정치학의 미묘한 이중주를 택한 영화는, <순응주의자>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보여줬던 감독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듯. 결국 이틀 밤 동안 도심거리의 교통을 차단해가며 재연했다는 5월폭동에 이르기까지, <몽상가들>은 성과 정치와 영화라는 예술에 대한 매혹을 촘촘히 하나로 엮어낼 베르톨루치의 세밀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황혜림 blaue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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