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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최강 프로젝트 해외영화 12편 (1)
2003-01-03

초특급 강자들,초강력 귀환

사이버펑크 2차 대전 발발!래리 & 앤디 워쇼스키의 <매트릭스2 리로디드>(Matrix Reloaded) + <매트릭스3 레볼루션>(Matrix Revolutions)

난데없이 튀어나와 전세계 박스오피스 수입 5억2천만달러를 올리고 DVD 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 왕관까지 내처 차지한 <매트릭스>는 1999년 최고의 깜짝 히트였다. 아니 사실 그 이상이었다. <매트릭스>는 1970년대 이래 심미안을 상실한 것처럼 보였던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되돌려주었다. 그리고 거기에 다층적 스토리텔링이라는 신무기까지 보탰다. 워쇼스키 형제는 2001년 3월부터 2002년 7월까지 캘리포니아와 시드니 폭스 스튜디오에서, 본래 그들이 3부작으로 구상한 인간 대 기계의 사이버펑크 전쟁 서사시 2편과 3편을 찍었고 워너는 도합 3억달러를 쏟아넣었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제작자 조엘 슈마허는 2편 <매트릭스2 리로디드>와 3편 <매트릭스3 레볼루션>을 6개월 시차를 두고 연달아 개봉하는 이유가 관객에 대한 ‘배려’라고 말한다. “2편을 보고 나면 3편을 오래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라는 큰소리다. 물론 진짜 목표는 시너지 효과. <매트릭스 리로디드>의 미국 개봉일(5월15일)에 맞춰 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가 시장에 나오고 6월에는 <매트릭스>의 ‘외전’격 단편 애니메이션을 모은 DVD <애니마트릭스>가 출시 스케줄을 잡았다.

<매트릭스> 속편에 관한 가장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뉴스위크> 기자의 <매트릭스 리로디드>의 20분 분량 시사기에 따르면 조엘 슈마허의 호언장담이 허풍만은 아닌 모양이다. 전편의 총알 피하기 묘기신이 그랬듯 <매트릭스> 속편은 기존의 영화적 액션의 한계를 무너뜨릴 ‘턱 빠지는’ 상상 초월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캘리포니아 알라메다에 1.5마일 고속도로를 아예 건설해서 찍은 2편의 프리웨이 추격신은 달리는 캐딜락 뒷좌석과 바퀴 18개짜리 트럭 지붕 위에서 벌어지는 두개의 쿵푸 격투와 모터사이클 추격전, 움직이는 자동차 지붕에서 다른 차로 뛰어내려 자동차를 맥주 캔처럼 밟아버리는 ‘차력’으로 구성된다. 액션의 안무가는 역시 원화평. “(이 장면은) <분노의 질주>를 <졸음의 산보>처럼 보이게 만들 거다.” 촬영감독 빌 포프의 자랑이다.

그렇다면 1편에서, 메시아의 숙명을 받아들인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그의 동지들은 연대기의 2장과 3장에서 어떻게 싸우는가 한국에서 5월 말 개봉할 <매트릭스 리로디드>는 모르페우스(로렌스 피시번)가 이끄는 인간들의 피난처 시온을 기계들이 공격하면서 시작된다.

이제 인간의 남은 희망은 기계 세상의 관문에 접근할 수 있는 키메이커(랜달 덕 김)뿐. 유령처럼 사라졌다 나타나면서 칼을 휘두르는 쌍둥이(닐, 아드리안 레이멘트)로부터 키메이커를 구하는 과정에서 모르페우스의 옛 연인 니오베(제이다 핀켓 스미스), 네오를 유혹하는 페르세포네(모니카 벨루치)가 새롭게 등장한다. 속편을 통해 더 큰 그림도 그려진다. 관객은 기계들 사이의 분열과 모르페우스 무리가 아닌 다른 반군의 존재를 인지하게 된다. 2편이 끝난 자리에서 시작될 <…레볼루션>은 ‘매트릭스’ 안에 대부분의 액션이 이뤄지는 2편과 달리 진짜 세상의 폐허 위에 벌어지는 인간과 기계의 전면전을 담은 스펙터클이다. 17분짜리 클라이맥스 전투신만으로도 지금까지의 모든 액션 스펙터클을 고개 숙이게 만들리라고 제작진들은 예언한다.

속편에서 네오의 숙적 스미스 요원은 스스로를 100명으로 자가복제해 네오를 곤경에 빠뜨린다. 복제물에 포위된 것은 네오뿐이 아니다. 동양철학, 사이버펑크, 성경, 쿵푸, 보드리야르, 재패니메이션의 패스티시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매트릭스>는 어느새 다른 영화가 베끼는 참고문헌이 됐다. 어설픈 흉내에 포위된 네오, 그는 어떻게 다시 그를 둘러싼 세계의 벽을 부술 것인가 김혜리 vermeer@hani.co.kr

남자들이여, 내 칼 받으라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Kill Bill)

<재키 브라운> 이후 어언 6년. 쿠엔틴 타란티노가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가 이처럼 오랫동안 공을 들여 준비한 새 영화는 여성 킬러의 복수를 다룬 누아르 <킬 빌>이다. 직설적인 제목 그대로, 빌이라는 남자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가는 여성 킬러와 그녀의 활약상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 <펄프 픽션>에서 함께했던 우마 서먼이 동정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여성 킬러로 출연하는 <킬 빌>은 동서고금의 선정적 상업영화와 고매한 예술영화를 두루 섭렵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잡식성 취향이 오롯이 드러나는 영화가 될 것이다. 쿵푸영화, 사무라이영화, 이탈리아 고어영화에 대한 경배와 인용이 가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킬 빌>은 “천재적인 큐레이터의 재능”으로 불리는 타란티노의 또 다른 도발을 기대하게 한다.

<킬 빌>의 주인공 브라이드는 비운의 여인이다. 일급 암살단의 일원이었다가 은퇴한 브라이드는 자신의 보스였던 빌과 결혼을 약속한다. 그러나 그 결혼식에서 브라이드는 남편 빌과 동료들로부터 총알 세례를 받고 쓰러진다. 코마 상태에 빠졌던 브라이드는 5년 뒤 의식을 되찾고, 피의 복수를 결심한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 <킬 빌>의 아이디어는 <펄프 픽션>의 촬영장에서 나왔다. 죽이 잘 맞는 친구 우마 서먼과 잡담을 하던 타란티노는 복수를 이야기하다, 킬러의 복수로 이야기를 좁혀가며 흥이 났고, 즉석에서 9페이지짜리 트리트먼트를 써내려갔다. 순서상 <펄프 픽션>의 차기작이 됐어야 할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제작 시기가 밀리게 됐는데, 원안의 공동작성자이자 둘도 없는 주인공감이었던 우마 서먼의 임신과 출산도 그 이유 중 하나가 됐다.

타란티노가 십대 시절부터 홍콩과 일본의 액션물에 심취했다는 것은 이젠 모두가 아는 이야기. 타란티노는 <킬 빌>에서 좀더 본격적으로 자신의 아시아 액션물 편력을 드러낼 예정이다. 그는 <킬 빌>의 프로덕션디자이너에게 일본 사무라이영화와 장철의 외팔이 검객 시리즈 등 ‘꼭 봐야 할 영화’ 목록을 보내는가 하면, 고지라 영화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정 장면을 그대로 인용하며 촬영했다.

<매트릭스> <와호장룡>의 무술을 담당했던 원화평이 이 영화의 무술연기를 지도하면서 당황한 것도 지난 20년 동안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춘 ‘예스러운’ 액션을 요구하는 타란티노의 집요함 때문. 심지어 우마 서먼이 입는 ‘전투복’ 중에는 이소룡이 마지막 영화 <사망유희>에서 입었던 것과 똑같은 노란색 트레이닝복도 포함돼 있다.

<펄프 픽션>의 존 트래볼타, <재키 브라운>의 팸 그리어 등 한물 간 배우들에게 멋들어진 재기전을 치르게 했던 타란티노는 이번에도 60∼70년대 일본 야쿠자영화 등 액션영화의 스타였던 소니 치바를 캐스팅해 눈길을 모은다. <미녀 삼총사>를 연상시키는 미녀 암살 군단의 진용도 흥미롭다. 악당 빌의 편에 서서 그의 경호를 맡고 있는 다국적 미녀 3인방은 다릴 한나(일명 캘리포니아 산뱀), 루시 리우(늪 살모사), 비비카 폭스(코브라)다. <펄프 픽션> <재키 브라운>에 출연했던 새뮤얼 잭슨, 그리고 타란티노 본인도 작은 역으로 출연한다. 베이징영화스튜디오 등지에서 촬영한 <킬 빌>은 2003년 10월에 개봉하며,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다. 박은영 cine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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