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건물금고속에 30만달러! <웰컴 투 콜린우드>
2003-01-07

암굴왕으로부터 낡은 전당포 건물 금고 속에 30만 달러가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으니 복역중인 좀도둑 코지모는 안달날 수밖에 없다. 애인에게 옥살이를 대신해줄 작자를 구해오라고 청한다. 1만5천달러에 3년쯤 감옥에서 썩어도 좋을 대상으로 지목된 인물들이라면 그 처지는 구태여 설명이 필요없을 터. 코지모의 늙은 동료 토토부터 보석금 1천달러가 없어 아내를 감옥에서 빼내지 못하고 젖먹이를 혼자 키우는 홀애비 라일리, 삼류 권투선수 페로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딱한 밑바닥 인생들이다. 후보를 구하러 전전하는 동안 코지모의 ‘큰 건수’는 공공의 비밀이 되어버린다.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콜린우드 동네에서 이 삼류인생들이 의기투합해, 코지모를 젖히고 금고털이단을 구성하게된 내력이다.

<웰컴 투 콜린우드>는 그들의 고군분투와 좌충우돌로 점철하는 코미디 강도영화다. 앤서니 루소와 조 루소, 클리블랜드에서 자라난 형제 감독이 공동연출했다. 루소 형제는 이 자기동네 건달들에게 애정을 듬뿍 품고 있다. 페로가 목표지점 옆집 열쇠를 빼내려 접근한 젊은 파출부에게 진짜 사랑을 느껴 목적을 망각한다는 식의 일화를 들어 이들의 인간성을 노골적으로 옹호한다. 다행스럽게도 형제 감독에겐 여러 주인공을 등장시킬 때 필수적인, 다초점 플롯을 짜는 재능도 있었다. 그 덕에 제작비 8백만달러짜리 소품(할리우드 기준으로)은 엉뚱하지만 따뜻하고 유쾌한 맛을 선사한다. 1958년산 이탈리아 코미디 <마돈나가의 빅 딜>이 원작. <…빅 딜>은 우디 앨런이 <스몰 타임 크룩스>에도 리메이크해서 썼다.

<웰컴 투 콜린우드>의 대중적 스타는 제작자들, 조지 클루니와 1997년 선댄스에서 루소 형제를 발견해낸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다. 한없이 궁상맞은 생홀애비 라일리 역의 윌리엄 메이시를 비롯해, 샘 록월, 아이새이어 워싱턴 등 출연. 17일 개봉.

안정숙 기자 nam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