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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메트로폴리스>
2003-01-08

일본 애니메이션 <메트로폴리스>는 세상이 생긴 이후 인간에게 끊임없이 제기돼오고 있는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1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성인 대상의 철학적 재패니메이션.

인간이 되고자 하는 로봇 이야기 <철완아톰>으로 극영화의 구로자와 아키라 와 비견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민영웅인 데쓰카 오사무의 49년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각본 오토모 가쓰히로(아키라), 감독 린타로(은하철도 999) 등이 참여해 일본 애니메이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대변하는 세 명의 애니메이션 작가가 한자리에 모인 사실 만으로도 화제가 되어왔다.

세 거장이 그려내는 미래사회 거대도시의 모습은 암울하고 비관적이지만 이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 같다. 미래도시의 뒷골목은 고양이나 개의 울음소리만 들리고 거대한 나사들이 모여있는 모양의 건물은 기괴해보이지만 폐허가 된 도시에 남는 주인공 케이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엔딩 장면은 따뜻한 희망으로 가득하다.

기존 재패니메이션과 다른 점은 극영화와 같은 초당 24 프레임을 사용하는 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과 3D의 배경에 2D의 인물 묘사가 사용된 점. 재즈풍의 음악이 스토리 전체에 걸쳐 흐르며 후반 도시 붕괴 장면에서 나오는 레이 찰스의 ‘I can't stop loving you’는 영화의 압권이다.

미래의 거대 도시 메트로폴리스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다. 공중을 가로지르는 전철,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과 어마어마한 높이와 크기의 건물들이 장관을 이루지만 계층별로 생활구역이 다르고 지하세계 달동네에는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무질서를 이루며 권력도 마르쿠드 당에만 집중돼 있는 등 불평등과 혼란도 공존해 있다.

이 도시의 실질적인 지도자이며 마르쿠드 당의 창시자인 레드경은 세계를 지배할 야욕을 가지고 거대 건축물 ‘지구라트’ 건설에 매진하는 한편 인조인간 실험으로 현상수배를 받고 있는 로톤 박사를 시켜 자신의 죽은 딸과 닮은 ‘티마’라는 인조인간을 만들게 한다.

이 도시의 또 다른 실력자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레드경의 양아들 로크. 그는 티마의 탄생을 반대하며 로톤의 실험실을 파괴하지만 그녀를 죽이는데는 실패한다. 한편 로톤 박사를 쫓아 일본에서 온 탐정 반과 조카 켄이치는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하고 이제 막 세상에 나온 티마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로봇인지도 모르는 티마에게 켄이치는 말과 행동하는 법을 가르치며 정을 나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는 혼란을 느끼는 티마. 일행은 티마를 없애려는 로크에 쫓기던 중 그녀를 이용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레드경에게 발각되고 만다. 레드경에 의해 자신이 로봇인 사실을 알아버린 티마. 이제 그녀는 엄청난 재앙을 몰고올 ‘초인의 의자’에 앉게 되는데..

상영시간 107분.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