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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단편영화 <The Name>,<레슨>
2003-01-08

오빠,인생 레슨 좀 해줄래?

토마스란 이름을 가진 남자에게 제프라는 이름으로 된 소포가 배달된다. 토마스는 의아해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를 제프라고 부른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새로운 이름에 의해 새롭게 규정된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그런데 또 다른 이름의 소포가 배달된다. ‘이름’은 자신이 지은 것이 아님에도 자신을 규정하는 기표이다. 일반인과 다른 삶을 꿈꾸는 연예인들은 흔히 본명과 다른 이름으로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규정한다. 미국 유학 중에 만들어진 류훈 감독의 <The Name>(16mm/ 2002년) 역시 이름이 바뀌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에 빠져드는 한 남자를 보여준다.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면서, 현실에서 벗어나는 야릇한 판타지를 제공해주는 영화이다. 신은영 감독의 <레슨>(16mm/ 2001년)은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의 관심사를 다루고 있는 성장영화이다. 여대생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는 그녀의 관심은 오직 기타를 치는 오빠에게 집중되어 있다. 나이보다 훨씬 조숙한 그녀는 피아노 선생님을 변화시키고, 남자친구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까지이다. 아무리 조숙해도 중학교 1학년일 뿐이고 그녀는 세상에서 배워야 할 것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레슨>은 여중생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그녀에 의해 변화하는 여대생의 모습까지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너무 차분한 이야기 속에 생동감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phille@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