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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씨,다시 만났군요!<네 멋대로 해라> 감독판

소수의 열성적인 컬트팬들을 만들어낸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는 <거짓말>은, 내게도 역시 ‘TV드라마에 이렇게 많은 기대를 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최초의 드라마였다. 지금도 심히 우울하다거나 할 때, 북마크 해놓은 공식 사이트에 들러 VOD를 감상하곤 할 정도. 지금이 그 정도니 드라마가 막 종영되었을 당시 내가 느꼈던 아쉬움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방송 전회 분량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구해보려고 했지만, 방송사에 직접 신청을 해봤자 그다지 만족할 만한 화질이 아닌 복사본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포기해버렸다. VOD로 보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었던 셈.

하지만, 그뒤 세상은 정말 좋은 쪽으로 발전했다. 최근에 흥미진진하게 본 또 하나의 매력적인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가, 종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8장의 DVD로 발매된 것이다. 사실 방송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TV에서 방송된 드라마가 DVD 타이틀로 출시된다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겠지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케이블TV 채널에서의 재방영과 VOD에서의 반복 시청. 그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네 멋대로 해라> DVD는 확실한 차별점을 가지고 발매하는 영리함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TV를 통해서는 시간상의 제약으로 인해 편집될 수밖에 없었던 장면들을 곳곳에 넣고 다듬어 ‘감독판’을 낸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롭게 추가된 장면은 20부작 전체에 걸쳐 217곳에 무려 164분이나 된다.

게다가 <프렌즈>와 같은 미국산 인기 시트콤의 DVD 타이틀들이 별다른 서플먼트 없이 출시된 것과 달리, 8번째 디스크를 아예 서플먼트용으로 구성을 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NG Best’, ‘Making Film’, ‘Gallery’, ‘Cast & Crew' 코너 등 영화 DVD 타이틀에 버금가는 서플먼트를 상당 부분 갖추고 있는 것. 그중에서 제일 매력적인 코너는 역시 ’Best Scene'. 이른바 ‘명장면, 명대사’라 해서 드라마를 열심히 본 사람들이라면 한두개씩 기억 속에 각인시킨 매력적인 장면들만 짧게 편집해 모아둔 코너인데, 총 20부작이라는 엄청난 분량으로 인해 쉽게 찾아내기 어려운 각 명장면들을 한번에 몰아 감상하는 재미가 대단하다.

이렇게 국내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특성들 때문에, <네 멋대로 해라> 감독판 DVD는 팬들은 물론이거니와 TV를 통해서 이 드라마를 보지 못한 이들에게도 환영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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