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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호랑이의 르네상스?
2001-07-09

해외리포트/ 작은톱

홍콩영화계, 제2의 <와호장룡> 꿈꾸는 무술영화 붐

<와호장룡>의 성공이 홍콩 무술영화의 르네상스를 가져올까. <와호장룡>이 세계적으로 2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 영화시장에서 무협영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아울러 홍콩영화계에서도 제2의 <와호장룡>을 꿈꾸는 영화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무술영화의 부상은 최근 홍콩에서 열린 홍콩국제영화&TV마켓(Filmart)에서도 엿볼 수 있다. 홍콩국제영화&TV마켓은 해외의 영화 수입·배급업자들을 대상으로 홍콩영화를 알리는 시장. 또다른 <와호장룡>을 기대라도 하듯 올해 마켓에는 해외 수입·배급업자들의 참석률이 예년보다 30%가량 늘었고, 신작 홍콩영화들 가운데 무술액션영화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두루 회자된 작품은 홍금보의 신작 <용등호약>과 <포효하는 호랑이, 허세부리는 용> 등이다. 이미 칸영화제 마켓에서 소개된 바 있는 <용등호약>과 <포효하는…>은 각각 명나라 시대의 도둑과 1940년대 중국의 보물 도난사건을 소재로 한 무술영화. 무술영화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와호장룡>과 유사한 영문제목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다. <용등호약>은 [Flying Tiger, Leaping Dragon], <포효하는…>은 [Roaring Tiger, Bluffing Dragon]로, <와호장룡>의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과 비슷해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이다. 덕분에 해외관계자들의 눈길을 쉽게 끌기도 했지만, <와호장룡>의 아류 아니냐는 시선도 피할 수 없었던 듯하다. <포효하는…>의 프로듀서 조셉 라이는 “난 ‘용’(Dragon)이 제목에 들어간 영화를 20편쯤 만들었다. 중국영화에서는 일반적인 제목”이라는 설명을 달아야 했고, <용등호약>의 감독 앨런 램은 “<와호장룡>과는 다르다. 이연걸처럼 훨씬 사실적인 쿵후영화”라고 밝혔다는 게 미국 언론에 실리기도 했다.

어쨌거나 제목이 비슷한 것만으로 주목을 받을 만큼, 해외시장에서 <와호장룡>의 후광은 상당하다. TV시리즈와 비디오 등으로 미국시장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는 홍금보와 <와호장룡>의 여우 첸페이페이가 나오는 <용등호약>은, 이미 미라맥스를 통해 해외 배급이 예정된 상태. 홍콩영화계 일각에서는 무술영화에 대한 이같은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우려도 높지만, <와호장룡>이 남긴 후광이 얼마나 갈지는 두고볼 일이다.

황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