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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연례 이벤트가 생겼어요.
2001-07-13

유치원생 딸아이의 소풍가방을 맨 엄마, 의자를 밟고 올라선 두 아이의 까치발, 웅장한 음악에 지그시 눈감은 아빠. 11일 전야제가 열린 부천 중앙공원의 야외음악당에서 영화 속에서 오려낸 듯한 가족을 만났다. 부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한껏 빠져 있던 아버지 신순범(39)씨는 아니나 다를까 부천 필의 회원인 열성 팬이라고. “한 해에 20회 정도는 부천 필의 음악회를 관람하죠.” 담담한 말 속에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이 배어난다. 알고 보니 신순범씨는 인천 시민. 하지만 부천을 이야기하는 그의 음성은 들떠 있다. “영화와 음악이 성숙할 수 있는 기반도 잘 갖춰져 있어요. 영화제가 매년 열리니 가까운 인천시민들에게까지 즐거운 연례 이벤트가 생긴 셈이구요.”

네 식구가 항상 몸 어딘가를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모습을 놀라워하니 부인 장현옥(32)씨는 수줍게 웃기만 한다. <홀랜드 오퍼스>같은 따뜻한 영화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영화보다 음악을 편애하는 남편 때문에 1년에 두세 번 영화관을 찾는 정도라고. 하지만 부천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아 남편과 두 딸 유진(8), 유정(6)의 손을 잡고 <리틀 뱀파이어>를 보러갈 계획이다. 음악애호가 아빠는 어린 딸들이 아직은 클래식 음악에 별로 흥미가 없는 걸 아쉬워하며 “빨리 커서 함께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콘서트에 이어진 레이저 쇼와 <고교얄개> 상영까지 한껏 즐기고 귀가할 이들에게 9일간의 영화제가 좋은 선물이 되리라.

손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