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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유기 자장가 3 Chinesen Mit dem Kontrabass
2001-07-16

<시체유기 자장가> 3 Chinesen Mit dem Kontrabass

1999년·독일 감독 클라우스 크래머

출연 보리스 알지노빅, 클라우디아 미켈센·88분

정상성의 세계로부터 동떨어져 안으로 밀폐된 자족적 소우주는 판타지영화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세팅이다. <호텔 스플렌디드>는 <사이코>의 노먼 베이츠 못지않게 죽은 어머니의 그림자에 사로잡힌 남자가 관리하는 외딴 섬의 불건강한 호텔에서 벌어지는 드라마. 엄격한 규칙과 맛없는 메뉴, 진흙 목욕요법을 고집하는 블랑쉐 가족이 경영하는 호텔 스플렌디드에서는 투숙객도 범상치 않다. 물을 겁내는 스탠리, 온몸을 배트맨 같은 옷으로 가리고 사는 과민 피부의 소유자 세르게이는 탈출을 꿈꾸나 매번 실패한다. 그러나 죽은 창업자 블랑쉐 부인에게 해고됐던 요리사 캐스가 돌아와 생기있는 요리를 식탁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호텔은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이낏빛 고딕 건축물과 생물처럼 신음하는 파이프들도 등장인물 못지않은 연기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각각의 장면은 주네와 카로의 <델리카트슨 사람들>을, 테마 면에서는 <초콜렛>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결말부에는 떠들썩한 체크아웃이 기다리고 있다.

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