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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문정숙씨, 지병으로 타계
2000-03-07

회고전이 추모제로

최근 별세한 김진규, 최무룡씨의 뒤를 이어 황금기를 주도하던 노배우가 또 한 사람 이승을 떴다. 원로배우 문정숙씨가 3월1일 지병인 간질환으로 타계한 것. 1927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문정숙씨는 보성여학교에 다니던 17살 때부터 연극무대에 올랐으니 한평생을 배우로 살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월북한 그의 언니 문정복(작고)씨도 북한에서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유명한 배우였다. 문씨는 1956년 극영화 <유진의 애수>로 데뷔한 뒤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부터 최근작으로는 박철수 감독의 <학생부군신위>까지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왔다. 그가 국내 여우주연상을 휩쓸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는 유현목, 이만희 감독 등과 함께 작업한 1960년대. 특히 이만희 감독의 영화에서 문씨의 도회적 이미지가 빛을 발했는데, 이 감독은 <7인의 여포로>(1965), <만추>(1966) 등을 통해 문정숙씨의 눈빛에서 자신을 또렷이 응시하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한껏 뽑아냈다. 문정숙 작품 회고전(3월6∼10일)을 준비하고 있었던 한국영상자료원의 행사는 문씨의 타계로 결국 추모제가 되고 말았다. 귀한 기회가 됐을 노배우와의 대화도 영원히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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