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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스크린, 네개의 사자후 [1] - 유지태

2000년의 첫 만남/ 1월중에 촬영 들어갈 호러영화 <가위>. 배우의 힘으로 끌고 가는 영화는 아직 내게 무리라 생각하는데, <가위>는 장르적으로 다 같이 가는 영화라 맘이 놓였어요. 그리고 호러영화는… 묘한 매력이 있잖아요. 튀지 않는 캐릭터인데, 어떻게 표현해낼지 요즘 구상중이예요.

1999년 20자평/ 그저 그렇게, 그러나 그렇게, 언제나 그렇듯이 앞으로도 그럴 거야. (‘다시’를 외치자) 이해가 안 가요. 너무 갑자기 떠서. 왜들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가. 요즘 출연섭외가 너무 많아져서 정신없어요.

21세기, 나의 길/ 배우는 배우일 뿐이예요. 왕도 제작자도 감독도 아니죠. 연기나 품행에 있어 지난해는 배우로서의 과도기였다고 생각해요. 21세기는 한발 더 나아갈 시점이죠. 할 수 있는 걸 할 거예요. 그간 맡은 역할들 때문인지, 사람들이 날 답답하거나 비관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눌하고, 권태롭고, 뭔가에 눌려 있는… 지금보다 연기를 더 잘하게 되면 따뜻하고 밝은 영화, 그런 캐릭터로 다가가고 싶어요. 관객이 나를 보면서, 웃음지을 수 있고 따뜻해질 수 있으면 좋겠네요.

2000년 1월1일 0시/ 본래 의미두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조용히 집에 있겠죠. 아님 제야의 종소리, 사람들의 왁자함을 녹화해두고 싶어요. 틈틈이 하고 있는 단편작업에도 활용할 겸. 새 천년을 맞을 수 있는 우리는 정말 복받은 세대니까, 3000년을 맞는 후손에게 기념될 만한, 무언가를 남길 수 있어야겠죠.

20세기 나만의 타임캡슐/ 어릴 때부터 갖고 싶었던 꿈의 차가 있어요. 랭글러 지프, 그걸 작년에 구입했는데 궁합이 안 맞았는지 계속 사고를 당했고, 그래서 팔아치웠어요. (웃음) 물건은 그런 거 같아요. 차라리 사람을 믿는 게 낫지. 뭘 꼭 넣어야 한다면, 그동안 제가 찍은 단편영화 필름들을 넣어 남기고 싶어요.

내가 보는 나/ (배두나가 옆에서 거든다. “깔끔해요!”)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요. 진지하다? 지난번 스타덤 제목이 ‘일만 하는 무공해 진지맨’이었던가. 주위 사람들이 나랑 참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 그랬어요. 그리고 덤벙대요! 워낙 잘 다치거든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지만, 다치기 직전의 스릴감이랄지 그런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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