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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등급제도 비판한 다큐멘터리, NC-17등급 받아
윤효진 2005-12-09

17세 이하 관람불가는 상업적인 면에서 사형선고나 같아

미국 영화등급 심의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한 다큐멘터리가 NC-17등급을 받았다고 <가디언>이 12월8일 전했다. <이 영화는 아직 등급이 매겨지지 않았다>(This Film Is Not Yet Rated)는 제목의 이 영화는 미국영화협회(MPAA)가 관장하는 등급분류의 허점을 폭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더욱 아이러니하다.

NC-17등급은 17세 이하 관람불가 등급으로, 극장 배급은 물론, 비디오 배급도 크게 제한을 받게 된다. 상업적인 면에서 거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것. NC-17등급을 받은 이유는, 그동안 심의위원회 때문에 상영되지 못했던 영화들의 문제적 장면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논쟁적인 다큐멘터리의 감독 커비 딕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를 통해 30년간 비밀에 부쳐졌던 검열제도의 실상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의 바램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것을 계기로 미국내에서 등급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등급위원회가 학부모의 관점에서 등급을 매기는 데에만 급급할 뿐 정작 영화제작자들에게 제대로 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심도있게 파헤쳤다. 동성애에 관한 영화는 이성애 영화보다 더 엄격한 등급을 받고, 폭력적인 영화가 섹스신이 포함된 영화보다 느슨한 등급을 받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묻는다. 또한 등급을 매기는 주체인 MPAA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MPAA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소니,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디즈니, 폭스, 유니버설 등)가 자신들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따라서 독립영화는 등급심사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이 전부터 지적돼 왔다.

<이 영화는 아직 등급이 매겨지지 않았다>는 2006년 1월에 열리는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커비 딕 감독은 전작<Twist of Faith>로 작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