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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 ‘서울액션스쿨’ 새둥지 튼 정두홍 무술감독

새 체육관은 해외진출 ‘꿈의 진지’ , 내공 쌓으려 올해말 영화감독 데뷔

“한국식 ‘개싸움’ 할리우드 통할것”

충무로의 대표적인 스턴트 집단이자 액션 교육기관인 서울액션스쿨이 서울에서 파주로 이사했다. 98년 액션스쿨을 설립한 ‘국가대표급’ 무술감독 정두홍(40)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파주 헤이리 아트밸리에 연건평 350평, 3층으로 지어진 마샬아트센터는 한국 액션의 세계 진출에 발판이 될 꿈의 진지다.

“은퇴할 때나 이뤄질 수 있을까 싶던 꿈이 너무 빨리 이뤄졌어요. 스턴트맨들이 마땅히 훈련할 장소도 없어 한국체육진흥회장님 앞에서 무릎 꿇고 매달려 보라매공원 체육관을 빌린 게 불과 8년 전이거든요.” 샤워시설부터 전문적인 훈련은 물론 와이어 액션 촬영까지 가능하게 된 새 체육관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최첨단의 스턴트맨 전용 체육관”이다. 마샬아트센터의 건립은 강우석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체육관 리모델링 작업으로 퇴거 지시를 받았던 2003년 그는 답이 안나오는 고민으로 끙끙대다가 당시 〈실미도〉를 함께 작업하던 강 감독에게 술 기운을 빌어 ‘들이댔다’. 허탈할 정도로 쉽게 승낙이 떨어졌고, 강 감독과 시네마서비스가 땅과 건축비 전액을 조달하면서도 운영권은 서울액션스쿨에 양도했다.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뒤 10여년 동안 개인적으로 명망을 쌓아온 그가 액션스쿨을 설립한 이유는 ‘시스템’의 절박함 때문이었다. “초창기에 드라마 촬영을 갔는데 차에 받히래요. 차에 받히는 것도 기술과 요령이 필요한데 어디서 배울 수가 없으니 무작정 부딪히는 수 밖에요. 당연히 사고도 많죠. 그래서 누가 죽거나 크게 다치면 그 사람이 이끌던 어린 후배들은 뿔뿔이 흩어져요. 다시 맨땅에 헤딩하는 거죠.” 혼자 밤새 산을 오르며 훈련하던 그는 동료 셋과 서울액션스쿨을 세웠다.

액션 연기와 함께 액션스쿨의 주요 사업은 교육이다. 그런데 교육 프로그램은 돈을 안받는다. 지원자 70~80명 중에 60명 정도를 걸러 비영리로 6개월간 교육을 끝내면 열서너명이 남는다. 강도 높은 훈련을 몇달 하면 다시 서너명이 남고 이들이 서울액션스쿨의 팀원이 된다. 그가 비영리를 고집하는 건 “돈 있어야 운동할 수 있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는 신념 때문이다. 충남 부여 시골에서 태어나 학비 걱정을 하면서 자랐던 그는 “월사금도 내지 못하고 태권도장에 나오던 나를 관장님이 받아주지 않았다면 운동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 덕에 그는 인천체대에 입학했고 졸업 뒤 스턴트맨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12개국 합작 대작인 〈몽골인〉의 무술감독을 하고 있는 그는 할리우드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 액션의 해외진출은 그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꿈이다. “홍콩 액션은 이제 할리우드에서도 대세가 됐잖아요. 저는 한국식 액션이 홍콩 무술처럼 할리우드의 사랑을 받을 날도 머지않았다고 봐요. 한국식 ‘개싸움’은 홍콩의 와이어 액션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서적인 울림이 있거든요.”

그는 무술 감독이 아닌 그냥 ‘감독’ 준비도 하고 있다. “비급, 아니 시급 형사물”이라고 소개하는 〈바운서〉(가제)로 이르면 올해 말쯤 촬영을 시작한다. “연기도 해봤지만 제가 연기자라고 생각 안하는 것처럼 연출을 하더라도 감독으로 꿈을 펼칠 생각은 없어요.” 김성수, 류승완 감독의 부추김도 작용을 했지만 무엇보다 영화 전체를 알아야 액션 연출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액션이란 현장에서 몇대 때리고 맞는 동작의 구성이라는 생각이 많아요. 그렇지만 편집이나 드라마를 잘 알아야 액션도 자연스럽게 그 안에 녹아들어갈 수 있거든요.” 연출을 하건 연기를 하건 그의 관심사는 지금도, 앞으로도 한국 액션의 ‘업그레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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