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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복합상영관·서울극장협 “스크린쿼터 자율준수”

영화인들 “사실상 쿼터축소 수용” 반발

씨제이씨지브이(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3대 멀티플렉스극장과 서울극장 등 서울시극장협회 회원사들이 2일 ‘극장 경영인 대표 당·정 간담회’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과는 별개로 현행 스크린쿼터 비율을 자율적으로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영화계는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용인일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제작·투자·배급과 상영을 동시에 하는 대기업 자본들의 기회주의적인 ‘자본의 논리’를 드러낸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씨제이·롯데·동양 등 3개 대기업은 한국 영화계에서 제작·투자·배급 부문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 씨제이씨지브이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극장체인도 운영하는 등 수직계열화를 통해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크린쿼터가 축소 될 경우, 한국영화 제작·투자 관계사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것과 반대로, 할리우드 영화든 한국 영화든 관객만 들면 되는 배급·상영 부문의 경우 크게 문제될 게 없다. ‘빅3’ 대기업들이 충무로 영화인들로부터 ‘양다리 걸치기’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와 관련해 침묵을 지켜온 이유도 이처럼 사업부문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서울시극장협회와 함께 ‘극장 경영인 대표 당·정 간담회’에서 그 간의 침묵을 깨고 사실상 스크린쿼터 축소 지지라고 볼 수 있는 ‘스크린쿼터 자율준수’ 카드를 들고 나오자 영화인들은 “한국 영화 경기가 좋을 때는 투자·제작해서 돈 벌고, 스크린쿼터 축소 뒤 여건이 안 좋아지면 극장업에 전념하면서 할리우드 영화 상영으로 돈 벌겠다는 뜻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렸다.

양기환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 대변인은 “이번 발표는 사실상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용인하겠다는 말뜻이고,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오기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책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 영화 제작·투자 부문에도 튼실한 대기업 자본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스크린쿼터가 축소돼도 한국 영화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라는 논리가 얼마나 잘못된 얘긴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