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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여름 흥행 결산
2001-09-11

화창한 가운데 때때로 비

할리우드의 2001년 여름 종합성적표가 나왔다. 극장주 연합의 통계를 인용한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북미지역 극장가에서 2001년 여름 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영화는 2억63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 2위는 5월 초에 일찌감치 개봉해 약 2억달러를 번 <미이라2>, 3위는 1억9890만달러를 벌어들인 뉴라인의 코믹액션 <러시아워2>가 차지했다.

전몰장병 기념일에 개봉해 공식적인 여름 시즌 개막작 노릇을 했던 <진주만>은 약 1억9700만달러 수입으로 4위에 올랐다.

한편 미국 내 수입과 해외시장 수입을 합한 통합집계에서는 자국을 포함한 30개국 이상의 마켓에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총 4억3140만달러(해외수입 2억3440만달러)를 추수한 <진주만>이 왕좌에 올랐다.

이는 디즈니 역대 실사영화 가운데 미국과 세계시장에서 5억5400만달러를 번 <아마겟돈>, 5억3천만달러를 번 <식스 센스>에 이어 3등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진주만> 해외흥행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내용상 반감을 불러일으키리라고 예상됐던 일본시장에서 보인 호조. 대사를 일부 수정하고 전쟁영화 대신 러브스토리의 이미지를 홍보했던 <진주만>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에 이어 일본 여름영화 중 3위의 흥행을 보였다.

미국과 해외시장 통합집계 2, 3위는 4억2580만달러(해외 1억6290만달러)의 <슈렉>, 4억1790만달러의 <미이라2>에 돌아갔다.

그러나 연말 최종집계에서는 아직 일본과 그리스,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개봉 스케줄을 남겨두고 있는 <슈렉>이 <진주만>을 추월하지 않겠냐는 것이 박스오피스 분석가들의 예상이다. 스튜디오들의 미국 내 여름시장 점유 경쟁에서는 5억1320만달러로 17.4%의 몫을 차지한 유니버설이 승자가 됐고, 3억9610만달러로 13.4%를 점한 디즈니가 2위, 12.7%의 20세기폭스가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산업 전체로 볼 때 할리우드는 그럭저럭 좋은 여름을 보냈다는 것이 관찰자들의 평결. AC닐슨/EDI의 집계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공식적 여름인 전몰장병 기념일부터 노동절까지 15주 동안 할리우드 전체의 국내 수입은 약 29억5천만달러로 2000년 같은 기간 대비 11% 상승해 사상 최고의 흥행연도였던 1999년 수입을 5.7% 능가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같은 수입증가세에 지난해 평균 5%를 기록한 입장권 가격인상의 효과가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는 점.

2001년 여름 미국과 캐나다의 관객 수는 5억4600만명으로 사상 1999년 관객 수에 7% 미달했다.

올 여름 역시 여름시장의 예측 불가능한 기후를 재삼 확인시켜줬다는 것이 극장주 연합의 총평. <진주만> <혹성탈출> <쥬라기 공원3>처럼 매머드급 마케팅을 펼친 영화들은 2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리기는 했으나 각각 1억4천만달러, 9200만달러, 1억달러로 알려진 제작비에 견주면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올 여름 최악의 운을 감수해야 했던 블록버스터는 <파이널 환타지>. 1억1500만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는 소문이 나돈 이 영화는 미국 내 박스오피스 수입이 3200만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분노의 질주>(제작비 3800만달러·수입 1억4200만달러), <금발이 너무해>(제작비 1800만달러·수입 8800만달러) 등의 슬리퍼 히트들은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했다.

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