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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혜 중공업이 소개하는…
2001-10-11

www.yhchang.com

새로운 예술적 시도에는 언제나 찬반이 따르게 마련이다. 찬반이 복잡하고 신경질적일수록 해당 예술가에게는 은혜가 된다. 누구나 수긍할 만한, 다시 말해 아무도 관심이 없는 모험이란 얼마나 슬픈 운명인가. 뜨거운 찬반이란 해당 예술가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아니라 관습과 제도에 대한 부정과 실험의 팽팽한 대립항이 그 작업으로 하여금 치열한 대리전을 치르는 경우가 되는 것이다. 그럴진대 장영혜는 일단 찬반과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점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장영혜,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 ‘장영혜 헤비인더스트리’가 ‘소개하는’ 작업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문제는, 해당 작업의 단순명료함에 비해, 간단치 않은 배경이 필요하다. ‘웹아티스트’라고 소개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장영혜가 좁은 의미의 웹아트에 몰두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은 몇몇 설치비디오 작업을 통해 확인된다. 유형화를 위해 제프리 쿤스, 백남준, 바바라 크루거 등을 짐작하면서 장영혜의 작업을 완상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는 이러한 경향으로부터 가까우면서도 멀고, 아예 상관없는 듯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유형화는 해당 작업을 필요 이상으로 경색된 지형도에 우겨넣는 일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영혜 중공업이 소개하는’ 작품을 직접 대면하는 일이다. 그가 ‘소개하는’ 작업들은 직설적이다. 은유도 추상도 없다. 국내파(?) 웹아티스트 설현아의 작업이 미로와 추상과 자의식의 언어로 현란한 이미지 속에 여성적 감수성을 그려나가는 경우라면 장영혜는 권력, 마초, 자본, 욕망에 대하여 직설의 정공법으로 일관한다. <향수> <죄송합니다-생존의 과학> 같은 비디오/애니메이션 작업도 그렇거니와 앞서 말한 찬반의 의미를 여지없이 되살려준 <삼성 프로젝트>는 모더니티의 정중앙, 퍼펙트 골드 10점을 향해 날아가는 직설의 화살과 같다. 맥스 로치, 버드 파웰, 텔로니어스 몽크 등 비밥의 거장들을 호위병 삼은 그의 웹아트 작업은 ‘감정의 낭비’로 일관하는 최근 문화예술 전 분야의 일반적 경향으로부터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 당장 ‘www.yhchang.com’으로 들어가면 그만이다. 거기에 ‘장영혜 중공업이 소개하는’ 작업들이 있다. 정윤수/ 문화평론가 pragu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