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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길 떠나는 나이, 난 삶이 두렵지 않아!
2001-10-12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의 영화 뒤 비밀 이야기 (2)

우리도 그들처럼, 배역대로 살아보기

이은주, 은실이 관찰한 ‘구슬장사의 하루’

출근: 오후 4∼5시 사이

영업: 오후 5시∼새벽까지

저녁식사시간: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며, 장사를 대신 맡아줄 사람이 없으므로 물건이 보이는 가까운 음식점에서 먹는다. 식사 도중 손님이 오는 게 보이면 달려갔다 다시 들어와 식사함.

자리차지: rule(법칙)이 있기 때문에 아무나 장사할 수 없다. but 자릿세는 내지 않음. 먼저 차지하면 임자.

가격조사: (모두 수공예품) 빗 → 큰 거 5천원, 작은 거 4천원, 실핀 1천원… 밍크왁구(밍크털 달린 삔) 4천원.

총장사비용: 100만원(100만원이면 장사도구 마련해서 장사할 수 있다)

잠자는 시간: 아침 내내 → 낮잠을 잔다

영업하지 않는 경우: 비가 올 때 →but 심하게 오지 않고 부슬부슬 내릴 경우 파라솔 치고 파는 경우가 많다.

영업기간: 1주일 내내 → 하루라도 빠지면 손해이므로 (쉬는 날이 거의 없다)

수입: 한달평균 150만원, 하루평균 장사 잘될 때 → 10만원, 안 될 때 → 3만원

정재은 선생님(?)의 다음 숙제는 배역의 생활을 몸소 체험하는 것. 덕분에 배두나는 피로가 쏵 풀리는 맥반석찜질방 방문에 이어 구식타자기 연습에 얼얼한 손목을 부여잡아야 했고, 이요원은 증권회사 방문과 함께 증권사 사람들의 인터뷰 자료를 보고 영어회화를 연습해야 했다. 독립심 강한 중국계 혼혈쌍둥이 비류와 온조를 연기해야 했던 이은주와 은실은 신천역에서 하루종일. 좌판에 액세서리를 파는 ‘구슬장사’를 관찰해 제법 구체적인 보고서를 제출했다. 옥지영은 분류심사원에서 만난 아이들의 희망없는 얼굴에서 얼핏, 지영의 막막함을 느꼈다고 했던가.

분류심사원에 다녀온 옥지영

분류심사원 그러니까 소년원. 대부분이 10∼20대 초반의 아이들이다. 범죄를 저지른 뒤 이곳에 오고 다시 가정이나 사회로 돌아가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 처음에 ‘옥지영’으로서 분류심사원의 비디오를 봤을 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나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막연한 동정심에 불과한 게 아닐까? 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자업자득, 자신을 자제하지 못한 대가일 수도 있다. 더 못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자제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 텐데…. 하지만 아직 불안정한 아이들을 잡아주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 사회나 가정의 잘못이 이렇게 만든 걸 수도 있겠지. 비디오상으로 보았을 때는 편안하고 좋은 곳처럼 보였지만 내가 직접 분류심사원을 가보니 비디오로 본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뭔지 모를… 아이들을 억누르는 듯한 답답함….

두 편의 영화 숙제 - <천사들이 꿈꾸는 세상> <아이스 스톰>

“<고양이…>는 배우의 부담이 큰 영화였어요.” 저마다 개성과 느낌은 넘쳐나지만 아직 정식으로 트레이닝되지 않은 배우들에게 감독은 조심스럽게 두편의 영화를 권했다. “에릭 종카의 <천사들이 꿈꾸는 세상>에서는 자연스럽고 생생한 연기의 느낌을 찾았으면 했고, 리안의 <아이스 스톰>에서는 무표정 속에 숨어 있는 느낌있는 연기의 맛을 알아차리길 바랐어요.” 숙제를 머리에 안은 다섯 마리 고양이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두편의 영화를 함께 보았고 영화를 본 뒤엔, 소주병이 돌아가고 미래의 배우자를 보기 위해 보름달에 칼을 물었던 그날의 파티처럼 끊이지 않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배두나가 본 <천사들이 꿈꾸는 세상>

감독님이 이 영화를 왜 꼭 보라고 했을까? 의식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보니까 그 두 캐릭터를 열심히 관찰하면서 봤던 것 같다. 그 커트머리와 단발머리…. 이… 이름이 뭐였지?… 이자랑… 암튼…, 특히 난 그 커트머리 캐릭터를 보면서 뭔지 몰라도 태희도 저런 매력이 있었음 좋겠단 생각을 했다. 딱 보기에 순수해보이거나 착해보이는 인상은 아니었지만(솔직히 얘기하자면 굉장히 퇴폐적으로 보이는 날라리 같았는데) 되게 사랑스러웠다. 지금 태희의 캐릭터에 감이 제대로 안 잡히고 있긴 하지만, 암튼 내 생각에도 태희가 ‘전형적인 착한 아이’가 아닌 그 커트머리처럼 약간 나사 하나 풀린 것 같은 매력의 사랑스런 캐릭터였음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이요원이 본 <아이스 스톰>

가족영화라는 얘기만 듣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 영화를 봤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없이 평범한 생활에 평범한 행복을 가진 가족, 그러나 한 공동체 속에서 네명의 구성원들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서로 다른 것을 갈구한다. 아버지의 바람, 딸의 성적 욕망, 사춘기적인 성적 호기심과 권태적인 성적 호기심. 결국 아이나 부모나 같은 걸 갈망한다. 이 영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이기적인 현대인들? 서로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그래서 가족의 소중함도 모른 채 서로 벽을 쌓고 지내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걸까? 결국엔 아들의 죽음으로 끝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연관성은 뭘까? 다섯 아이들이 한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 다른 걸 생각하고 다른 삶을 갈구하는 것? 그래 어쩜 그들의 미래도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의 영화 뒤 비밀 이야기 (1)

▶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의 영화 뒤 비밀 이야기 (2)

▶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이은주, 이은실의 영화 뒤 비밀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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