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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그림의 떡이야”
2001-10-19

스크린 수 따로 개봉작 편수 따로

“8위부터 10위까지가 빠졌군.” 올 여름, 주말흥행순위표 원고를 검토하던 <씨네21>의 한 편집기자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잘 걸렸다. 안 그래도 마감도 늦는 녀석이 실수까지 한단 말이지.” 한바탕 혼내줄 요량으로 불러세웠는데, 돌아온 대답은 “개봉작이 그게 전부예요.” “어…, 그래. 그랬어?” 성수기에, 그것도 멀티플렉스가 등장해서 서울에만 스크린 수가 200개가 넘는다는데, 상영작이 고작 7편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가.

이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멀티플렉스가 등장한 이후에 가속화한 ‘경향’이다. 스크린 수가 많아졌으면 배급사는 소규모 영화라도 걸 수 있고, 관객은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어야, 상식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7월14일 극장가에 걸린 영화는 <슈렉> <신라의 달밤> <툼레이더> <미이라2> <스워드피쉬> <진주만> <친구> 등 7편에 불과했다. 멀티플렉스로부터 외면당한 중소배급사의 영화들은 개봉을 연기하거나 지레 겁을 먹고서 말도 꺼내지 못하고 알아서 물러서야 했다. 멀티플렉스가 스크린 수를 대폭 불렸지만, 그건 작은 영화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메이저 배급사들의 와이드 릴리스 전략이 일반화되고, 멀티플렉스들이 흥행작 위주의 작품을 선호하면서 작은 영화가 그 순환 고리를 뚫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물론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건 엄연한 장사다”라고 말하는 메이저 배급사나 멀티플렉스 관계자의 말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출범 초기 다종다기한 영화들을 볼 수 있다고 선전했던 멀티플렉스의 장밋빛 약속은 확실히 물거품이 됐다.▶ 멀티플렉스 춘추전국시대 누가 살아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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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

▶ CGV서면12 서용석 점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