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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제 6회 부산국제영화제 - 영화 따라 부산가자
2001-11-02

11월 9일 <흑수선>으로 개막 203편 상영

가을 바람이 제법 선선합니다. 그런데 뭔가 중요한 `월동 준비`를 못한 것 같아 자꾸 불안하고 초조하십니까.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다 `그 밥에 그 나물`인 것 같아서 지겨우십니까. 혹시 코끝에서 해운대 바닷 내음과 꼼장어 냄새가 묻어난다거나, 남포동 극장 거리를 배회하는 꿈을 반복해서 꾸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부산국제영화제 ‘금단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겁니다. 한달이나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답니다. 11월9일부터 17일까지 부산을 찾아주시면 좀더 다양하고 풍성해진 메뉴로 당신의 허기를 달래드리겠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여섯 번째 초대장을 보내왔다. 언제나처럼 거부하기 힘든 유혹. 올해는 장 뤽 고다르, 허우샤오시엔, 장이모, 이마무라 쇼헤이 등 위대한 거장들의 신작, 그리고 차기작을 기대하게 하는 동서양 신예들의 놀라운 데뷔작들이 보기 좋게 어우러져 있다. 역대 최다인 60개국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칠레, 우루과이, 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 코트 디부아르, 몽골 등의 낯선 땅, 낯선 문화가 다듬은 영화들은 어떤 모양새와 빛깔을 하고 있을지, 기대해봄직하다. 뒤늦게 날아든 반가운 소식은 신상옥 감독 회고전 프로그램에, 북한에서 만든 작품 중에서 감독이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알려진 <탈출기>가 추가됐다는 것. 이로써 부산영화제 프로그램은 모두 203편이 됐다.

올해로 여섯돌을 맞은 부산영화제는 이제 도쿄영화제와 홍콩영화제를 훌쩍 앞질러 명실공히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해외영화제를 다녀보면 부산영화제의 위상이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는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부산을 찾기로 한 게스트들의 면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칸을 비롯한 세계 주요 영화제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40여명이 부산을 찾기로 했고, PPP에는 30여개국에서 800여명의 게스트가 참가 신청을 해놓았다고 하니, 조만간 ‘부산에 가야 영화가 보인다’는 이야기가 영화계의 잠언처럼 오갈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열렬하게 영화에 구애하는 관객의 나라. 부산영화제를 다녀간 각국 영화인들이 전하는 후일담 때문인지, 올해도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거장과 스타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관객과 조우한다.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시엔, 프랑스 누벨바그의 뮤즈 잔 모로, 회고전을 여는 신상옥 감독, 유고슬라비아의 거장 두샨 마카베예프,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와 이와이 순지 등이 관객과 얼굴을 마주할 예정이다. 올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의 브누아 마지멜과 최근 일본에서 개봉한 한·일합작영화 <고>의 구보즈카 요스케 등 해외 스타급 배우들도 부산을 찾는다. 또 개막작 <흑수선>을 비롯해 한국영화 파노라마와 새로운 물결부문에 소개되는 한국영화의 감독과 배우들도 관객과 더불어 축제를 만끽할 예정. 이 밖에 타이영화인과의 만남, 한국독립영화 세미나, 신상옥 감독과의 대화 등 진지한 관객을 위한 토론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행사가 초겨울로 늦어져 야외상영장 활용이 어려워진 대신 올해는 부산전시컨벤션센터 BEXCO에서 개폐막식 행사를 치르고 오픈시네마 섹션의 작품들을 상영한다. 실내에서 연출하는 개폐막식은 “스펙터클한 연출없이 차분하고 간소하게, 그야말로 영화제답게” 치른다고. 야외상영관이 BEXCO로 대체되긴 했지만 상영관 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5개관이다. 지난 10월17일 개시한 개폐막작 예매는 개막작인 <흑수선>이 2분28초 만에, 폐막작인 <수리요타이>가 11여분 만에 매진됐다. 일반 상영작 예매는 26일에 시작됐는데, 부산은행 창구와 폰뱅킹, PC뱅킹, 인터넷(www.piff.org)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개폐막작은 1만원, 일반 상영작은 5천원, 평일 1회 상영작과 와이드앵글 상영작은 4천원이다. 개막 하루 전, 상영 하루 전까지는 전액 환불이 가능(단, 인터넷 예매는 제외)하다.

박은영 cine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