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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러스 Taurus
2001-11-02

거장의 손길

월드시네마|러시아|알렉산드르 소쿠로프|2001년|90분

혁명으로 20세기를 열었던 거인의 최후는 어떤 것이었을까? 타르코프스키의 전통을 이어받은 러시아의 영상시인 소쿠로프의 이번 영화는 레닌이 병으로 고통받던 시기를 꿈결같은 화면에 담고 있다.

다른 소쿠로프 영화와 마찬가지로 <토러스> 역시 줄거리를 요약하는 게 별 의미가 없는 작품이다. 그는 영웅도 독재자도 혁명가도 아닌 늙고 병든 인간 레닌의 초상을 자신의 색채로 그린다. 영화마다 경탄할 만한 경지의 촬영 스타일을 선보인 그는 <토러스>에서도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토러스>는 소쿠로프가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만들기로 한 4부작 중 2번째 영화다. 히틀러를 그린 <몰로흐>는 1999년 공개됐고 앞으로 나올 2편은 히로히토 일본 천황과 괴테가 주인공이다. 만일 소쿠로프의 <어머니와 아들>을 힘들게 본 사람이라면 <토러스>는 더욱 힘들, 너무나 소쿠로프적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