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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춘계대전 - 조폭파, 마이무타를 완성하다
2001-12-21

第一章 春系大戰 - 組暴派 完成魔理無打也

겨우내 정파무림이 선보인 무공은 보잘것없었다. 하등 새로울 것 없는 신파장을 날리며 사파무림의 공세에 입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조폭파가 등장한 것은 그 무렵이었다. 조폭파, 그들은 수년 전부터 가오대형(假悟大兄) 민수를 장문인으로 모시며 무림지존의 자리를 넘봤다. 시리(侍鯉)대법을 앞세운 제규객과 공동경비검을 휘두르는 명필쌍협에 패퇴하며 한동안 중원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조폭파. 그러나 내력있는 이들은 그때부터 눈치챘다. 조폭파가 언젠가 무시무시한 혈겁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을. 겨울이 끝나갈 무렵, 춘계무림대회를 앞둔 조폭파 진영은 술렁였다. 가오대형 민수가 우화등선한 이래 조폭파의 미래를 짊어진 인재로 추앙받던 두 검객이 내공수련을 마치고 돌아와 그동안 갈고 닦은 무공을 선보이는 순간이었다. 둘의 눈빛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무공에 문외한인 자들의 눈에도 두 검객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그들은 누구인가? 바로 연기본색(演技本色) 오성과 미남오파(美男娛波) 동건이 아닌가. 가오대형 민수로부터 폼생폼사의 정수가 담긴 가오검법을 전수받은 연기본색 오성, 그는 검을 들어 가오검법과 연기검법의 초식들을 시전했다. 조폭파의 후배들은 그저 입을 벌리며 오성의 검술을 바라봤다. “날은 반자만 넘으면 된다. 일단 칼이 들어가면 90도로 돌려준다. 누구든지 자기 몸에 칼이 들어왔다고 느끼는 순간, 100% ‘학실히’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된다. 폐에 칼이 들어오면, 일단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면, 90%는 절명한다. 그래서 진짜 칼잡이들은 가슴보다는 폐를 노린다.” 오성의 검술강의는 훌륭했다. 무림에 입문한 이래 이렇게 상세한 검술강의를 들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가오대형 민수도 후학에게 이런 설명을 했던 적은 없었다.

감탄하며 쳐다보는 군중에게 가벼운 눈인사를 하고 오성은 동건에게 말을 건넸다. “간단하게 말할께.” 삐딱하게 앉아 있던 동건이 답한다. “복잡하게 말해도 된다.” 남만국에선 제갈공명이 일곱번 잡았다 풀어줬다는 남만국의 왕 맹획보다 더 유명하다는 미남오파 동건에게 오성의 연기검술은 만만해보였다. 오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동건, 마이 컸네.” 동건도 할말이 있었다. “원래, 키는 내가 좀더 컸다 아이가. 니 시다바리 할 때부터.” 말문이 막혔지만 오성은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소림사로 가라. 잠시 무림을 떠나주면 안 되겠나. 준비는 내가 해줄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동건이 눈을 지그시 감고 두손으로 양볼을 감싸쥐더니 입을 열었다. “니가 가라. 소림사.” 오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래, 내 갈께. 몇년 있다 보자.” 오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동건 또한 그간 갈고 닦은 연기검술을 선보였다. 오성과 동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용호상박이 아닐 수 없었다.

오성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오성에겐 더이상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 그는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연기검술을 펼친 뒤 방심하던 동건을 향해 오성의 부하들이 칼을 휘둘렀다. 절정고수지만 이런 암수에는 도리가 없었다. 동건은 배를 찌르는 칼을 부여잡고 혼신의 힘을 다해 뭔가 웅얼거렸다. “마이무타 아이가, 고마해라.” 이게 무슨 말인가. 초절정고수가 되기 위한 연기검술의 마지막 단계 ‘마이무타’(魔理無打)가 아닌가. 그렇다. 오성의 연기검술은 입신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동건은 마지막 순간 깨달았지만 때는 늦었다. 오성의 마이무타는 악마의 이치(魔理)로 때리지 않고도(無打) 적을 쓰러트린다는 상승무공의 절정이었다. 마이무타가 완성됐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중원무림에 퍼져나갔다. 누가 감히 대적할 수 있겠는가. 식인대법으로 유명한 사파의 고수 한이발(寒夷髮)마저 마이무타의 엄청난 파괴력을 접하고 혼비백산,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춘계대전에서 오성이 무림을 평정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내공으로 보나 초식으로 보나 이만하면 조폭파가 정파무림의 대표가 되도 손색없어 보였다. 그러니까 그때까진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가오검법과 연기검법으로 흥한 조폭파가 웃음혈을 짚는 무공 희극대법에 도전하리라는 것을.연기본색 오성

무림의 무명소졸로 시작해 조폭파 최고 검객까지 이른 입지전적 인물. 연기파에서 연기검술을 다진 뒤 조폭파에 입문, 가오(假悟)검법을 전수받았다. 그러나 동건과 일대혈전을 벌인 뒤 조폭파의 길을 떠나 권법수련에 열중하고 있는 걸로 전해진다. 내년엔 연기본색에서 권법대왕으로 변신한 오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미남오파(美男娛波)동건

10대 시절부터 조각 같은 얼굴로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인물. 무림인들이 미남계를 쓸 때마다 그를 찾곤 했으나 성인이 되어 미남계의 함정에서 벗어나기로 작정, 조폭파를 찾아갔다. 조폭파 마이무타(魔理無打)로 인해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되나 2009년 부활, 미남오파의 기개를 만방에 떨칠 계획이다.▶ 組暴派 武林制覇記 (조폭파 무림제패기)

▶ 제1장 춘계대전 - 조폭파, 마이무타를 완성하다

▶ 제2장 하계대전- 삼마이검객, 신라월야지곡을 부르다

▶ 제3장 추계대전- 조폭여걸, 사자후로 무림을 뒤흔들다

▶ 제4장 2차 추계대전- 달건오인방, 소림사 습격사건

▶ 결

(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