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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추계대전- 조폭여걸, 사자후로 무림을 뒤흔들다
2001-12-21

第三章 秋系大戰 組暴女傑 以獅子吼 驚動武林也

여름이 끝나갈 무렵, 정파무림은 축제분위기였다. 하계대전을 통해 크게 위축된 사파세력은 길에서라도 정파무인을 피하고 싶었다. 조폭파의 마이무타 내공에다 삼마이검객의 천변만화하는 검술에 기가 질린데다 하계대전 막바지에는 희극대법과 신파장을 결합한 엽기기공으로 세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저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면 중원의 오지를 넘나들며 무공을 익혔다는, 우노방 승재공의 무사검진이 어이없이 깨져나간 사건이었다. 승재공은 착잡했다. 무사검진만큼은 믿었는데, 아무도 무사검진의 내공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일은 후회해도 소용없다. 승재공은 추계대전의 대승을 확신했다. ‘이번 가을엔 무림대회에서 체면을 세울 수 있을 게야. 내겐 애정기공의 귀재 진호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 승재공은 진호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조폭파 검술, 희극대법, 신파장 같은 것에 질릴 때도 됐지. 애정기공으로 삼갑자 내공의 매운 맛을 보여주마.’ 승재공은 그렇게 다짐했지만 삼갑자 내공의 소유자인 그도 몰랐던 일이 있었다. 조폭파에 감도는 심상치 않은 기운, 그것은 추계무림대회에 임박해서야 실체를 드러냈다.

기실 추계대전에 조폭파의 대표로 나온 것은 얼핏 연약해보이는 여인이었다. 수년간 지속된 무림대회에서 여인 혼자 무림의 고수들을 상대한 적은 없었다. 애정기공이라면 몰라도 조폭파 가오검술을 어찌 여인의 몸으로 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무림대회에 나선 조폭여걸 은경의 뒤에는 희극대법으로 일가를 이룬 세원공이 있었다. 세원공, 그는 누구인가. 십수년 전 납자루신공을 보여준 바 있는 바로 그자가 아닌가. 구강구조가 특이해 그의 얼굴을 모르는 무림은 하나도 없었지만 납자루신공의 전설은 세원공을 우습게 여기는데 이바지할 뿐이었다(실체를 본 자 몇 안 되지만 납자루신공은 지극히 보잘것없는 무공이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무림인들이 예상 못한 것은 그것이었다. 납자루신공이 언제 때 얘기인가? 세원공은 와신상담, 절차탁마하여 이룬 내공을 고스란히 조폭여걸 은경선자에게 전수했다. 드디어 조폭여걸 은경선자가 추계대전 결전장에 섰다. 초식을 펼치기에 앞서 무공 구결을 푸는 시험이 시작됐다. 질문은 비수처럼 날아들었다. “세상에 제일 무서운 새는?” 아니, 그것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였다. 상승무공의 고수들은 흔히 선문답을 통해 내공의 높고 낮음을 가리곤 했다. 은경선자가 입을 열었다. “짭새.” 오홋, 이런 답이. 어떤 무공 구결도 이런 답을 암시하지 않았기에 무림인들은 놀라워했다. 질문자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세글짠데요.” “그럼, 씨방새.” 엄청난 일이었다. 희극대법을 집대성한 비서 <희극전서>에선 이런 유의 구결이 초급무사들에나 통할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나 은경선자의 무공은 야릇했다. 분명 무공의 기초가 부실한데도 그녀가 콧소리를 섞어 ”아이∼” 하며 가슴을 흔들어대면 상대는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미혼향(迷魂香)의 단내에 취한 사이 허를 파고드는 희극대법은 적중했다. 어딘가 삼마이검객과 일맥상통하는 초식 앞에 나가떨어지는 남성들을 보며 통쾌하다고 말하는 이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역시 압권은 우화등선한 걸로 알려진 가오대형 민수의 등장이었다. 이제 전설이 된 조폭파의 장문인 민수는 처음엔 뒤돌아 서 있을 뿐이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체격인데 하는 순간 폼생폼사신공이 희극대법과 만나 웃음혈을 가격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격, 그것은 조폭파가 정파무림을 뒤흔든 순간이었다. 애정기공의 귀재 진호를 앞세운 승재공의 노력은 허사가 됐다. 조폭여걸 은경선자가 한마디 사자후(獅子吼)를 내뱉었다. “꿇어!”

승재공은 어지러웠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이제 내공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단 말인가. 하지만 조폭여걸의 승리도 뒤이을 사태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걸, 그때는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조폭여걸 은경선자

중성적 외모로 소년소녀의 찬사를 받던 조폭파의 새로운 강자. 두손에 가위를 들고 공중부양을 하는 특기를 갖고 있다. 죽어가던 언니의 부탁 때문에 결혼을 결심, 희극달건 상면과 정혼한다. 은경선자 가오대형을 잇는 2대 조폭파 장문인에 오른 뒤 가위를 치켜들며 만방에 외쳤다. “이것이 법이다”라고.▶ 組暴派 武林制覇記 (조폭파 무림제패기)

▶ 제1장 춘계대전 - 조폭파, 마이무타를 완성하다

▶ 제2장 하계대전- 삼마이검객, 신라월야지곡을 부르다

▶ 제3장 추계대전- 조폭여걸, 사자후로 무림을 뒤흔들다

▶ 제4장 2차 추계대전- 달건오인방, 소림사 습격사건

▶ 결

(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