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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한국 영화계에 영향 미칠까
2001-12-28

내년에 열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은 한국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부 영화사들은 벌써부터 월드컵 기간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대폭 줄 것을 염려해 영화 개봉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월드컵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월드컵 관객과 맞서겠다`며 6월 개봉을 선언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영화들은 상황을 봐가면서 개봉일을 조절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영화사들의 심적 우려와는 달리 각 배급사들과 영화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월드컵이 한국 영화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확한 통계가 나와있진 않지만 과거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게임 같은 대규모 행사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게 영화계 종사자들의 설명. 물론 일시적으로는 관객이 줄어들 수 있다.

석 달 전 세계를 경악시킨 `미(美) 9.11 테러 참사`의 불똥이 엉뚱하게도 영화<무사>로 튀었던 게 대표적인 예.<무사>의 `흥행 참패'를 테러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개봉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테러가 발생하면서 관객들의 발길이 끊겨 초반 관객 몰이에 성공하지 못했던 점이 제작사 싸이더스측의 아쉬움이다.

영화사 씨네월드의 이준익 사장은 "사람들이 월드컵에 장기적으로 관심을 집중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5~6월이 전통적으로 한국 영화 비수기인데다가 영화 관객층이 전 연령으로 골고루 퍼져있어 실제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 배급팀의 관계자들도 "월드컵은 국내 극장에 미국의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걸리는 정도의 영향만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김혜준 정책연구실장은 "월드컵 기간에 배급사들이 흥행작보다는 다양한 영화들을 내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월드컵에 관심없는 여성 관객들이 오히려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월드컵 전후 기간은 중국을 비롯한 외국 시장에 한국 영화를 진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문화관광부는 `월드컵 특수`를 영화계까지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중국 경기`를 관람하러 한국을 찾을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과 국내거주 외국인을 위해 최신 한국 영화에 중국어 자막과 영어 자막을 넣는 방안, 그리고 항공기 내에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