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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계의 두 이단아 김정구, 이송희일 감독
2001-12-29

반역의 끝에서 희망을 꿈꾼다

2001년, 키워드는 ‘테러’였던가. 허나, 한국독립영화의 키워드는 ‘로맨스’였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파상을 받은 김정구 감독의 <샴·하드 로맨스>, 그리고 얼마 전 폐막한 한국독립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송희일 감독의 <굿 로맨스>. 그야말로 ‘로맨스’의 물결이 이어졌다. ‘소프트’한 것에 대해서 ‘하드’하다고, ‘나쁘다’고 말해지는 것에 대해서 ‘좋다’고, 사회와 관계에 대한 관념에 이들은 작은 딴죽을 걸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도, 어딘지 삐딱한 독립영화계의 이단아, 이송희일 감독과 김정구 감독. 이들이 앞으로 한국독립영화를 끌고 갈 ‘쌍두마차’라는 사실은 이미 지난 1997년과 99년에 한 차례 예고됐다. 97년, 지하창작집단 ‘파적’을 이끌고 나타난 김정구 감독은 그해 <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라는 파격적인 설정의 단편영화로 지리멸렬해진 독립영화를 열렬히 자극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걸레질하는 엄마를 곁에 두고 천연덕스럽게 동성 애인과 펠라치오를 즐기는 저돌적이다 못해 무모하기까지 보였던 이 단편에 혀를 내두르지 않았던 이들은 없었다. <샴·하드 로맨스>에서도 예의 그는 등이 붙은 샴쌍둥이의 애증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묘사했고, 기이하지만 매혹적인 로맨스 한폭을 완성했다. 1999년 두 번째 작품 <슈가 힐>(1999)로 그해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간헐적으로 터져나오던 퀴어영화에 열기를 불어넣었던 이송희일 감독 역시 독립영화계의 기린아였다. 그의 이번 작품 <굿 로맨스>는 원조교제 이면에 숨겨진 또 한장의 독특한 인간 로맨스 해부도를 끄집어내되, 보기 드문 호흡조절을 과시하며 완성도 있는 독립장편영화의 가능성을 타진케 했다.

여기, 두 감독의 결실이 단순한 착상이 아니라 오랜 숙성의 과정을 거친 시선의 결과임을 보여주는 증명서가 있다. 편집자▶ 한국 독립영화계의 두 이단아 김정구, 이송희일 감독

▶ <샴·하드 로맨스>의 김정구

▶ <슈가 힐> <굿 로맨스>의 이송희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