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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베니니의 <피노키오>, 알랭 기로디의 <라발레르>
2002-01-04

2002 기대작 총집결

50살의 순수

프로젝트6- 로베르토 베니니의 <피노키오>

Pinocchio 제작 멜람포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출연 로베르토 베니니, 니콜레타 브라치, 카를로 지우프레 개봉예정 2002년

로베르토 베니니는 블록버스터 감독이라기보다 순진하고 작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대작 감독들만큼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이탈리아영화 제2전성기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감독이 되었다. 그의 이름은 이제 흥행 보증수표가 되었고,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베니니표 영화’를 창조하는 예술가가 되었다. 그의 새 영화 <피노키오>가 현재 이탈리아에서 관객이 가장 기대하는 영화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50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감히 피노키오를 연기하겠다는 그의 생각 자체가 매우 위험한 시도이기도 하지만, 아무도 그의 피노키오 역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거의 20년 전부터 어쩌면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나는 내 코가 길어지는 것을 상상했다. 결국 하루는 침대에 누워 있는데, 갑자기 길어진 코가 손으로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황당한 상상력이 <피노키오>를 영화화하는 시발점이 됐는데, 그의 ‘피노키오적 상상력’을 일찍이 알아차린 이는 바로 페데리코 펠리니였다. 그는 베니니를 자주 피노키오라고 불렀고, 그와 피노키오 영화를 계획하기도 했다고 한다.

피노키오의 창조를 위해서 베니니가 찾은 곳은, 이제 그의 꿈의 동산이 된 멜람포 세트장이다. 페루자, 피렌체 등 그가 태어난 토스카나 지방에서 이뤄진 야외촬영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촬영이 이곳 멜람포 세트장에서 촬영됐는데, 이곳은 펠리니, 파졸리니 등 이탈리아 최고의 감독들과 작업했던 미술감독 다닐로 도나티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도나티는 “피노키오를 위한 작업은 1800년부터 70년 동안의 이탈리아 예술을 반영하는 데서 시작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소품은 세트장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고, 수천벌의 의상과 신발들, 병정 인형들, 심지어 초콜릿과 비스킷 모양에도 그 당시의 예술 성향을 반영하는 데 애를 썼다”며 성경과 코란 다음으로 많이 읽힌 우화의 새로움을 보여줄 것을 자신있게 말한다. <피노키오>의 배경을 만드는 데는 전통예술 요소만 쓰인 것은 아니다.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는 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나티는 컴퓨터그래픽의 특수효과(Special Effect)를 ‘특수결함’(Special Defect)이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CG로 표현되는 것 모두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순진한 상상력과 전통예술의 접합을 시도중인 베니니는 이렇게 기대감을 표했다. “피노키오는 하나의 환상이고 그는 환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피노키오 자신에게 환상은 우리의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것인데, 이것이 바로 피노키오가 가지고 있는 대단함이다. 모두가 순수함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어떤 이는 그 순수함에 머무르게 된다. 마치 피노키오처럼…. 이 영화가 내 자신이 순수함으로 세상을 안는 도구가 되었으면 한다.” 어쩌면 그는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순수함을 되찾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촬영을 마친 <피노키오>는 현재 후반작업중이다.로마=이상도 통신원

잠들면 죽는다

프로젝트7- 알랭 기로디의 <라발레르>

Rabalaire 감독 알랭 기로디 개봉예정 2003년

새해 준비되는 프랑스영화 중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알랭 기로디 감독의 첫 장편 <라발레르>(Rabalaire)이다. 지난해 <거지들을 위한 햇살>과 <오래된 꿈>이란 두편의 중편을 발표한 기로디 감독은 여전히 비평가역을 자청하는 고다르를 비롯해 <카이에 뒤 시네마> <르몽드> 등 이곳 주요 언론들의 극찬을 받았다. 상복도 많아서 <오래된 꿈>은 팡텡영화제 대상, 장 비고상을 받았고 지난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대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올해 광주영화제를 통해 그의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지방 소도시의 노동자 문화 속에서 성장해 대학 시절부터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사생활에서는 동성애자인 기로디 감독의 정체성에서 이곳 평론가들은 영화학교 출신의 동세대 감독들과 다른 독특한 시선을 찾아내기도 한다.

‘Rabalaire’는 프랑스 지방에서 쓰이는 말로, 항상 돌아다니고 절대 집에 머물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한다. 영화제목 그대로 <라발레르>는 한 젊은 남자의 방황을 쫓아가는데, 죽음의 의미나 성인 세계로의 진입이란 방황의 내용에 비해 그 출발점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주인공 바실은 어느날 밤 ‘그 꿈을 꾸고나서 다시 잠이 들면 죽게 된다’고 알려진 꿈을 꾼다. 이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어떻게든 잠들지 않는 것. 잠을 피할 방법을 찾는 주인공은 이 도시 저 도시를 전전하며 자기 못지않게 엉뚱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면서 이들이 사는 지방 소도시들을 지형학적으로, 인류학적으로 재발견하게 된다. 영화가 현실과 판타지란 두축을 화해시킬 수 있는 매체라고 믿는 기로디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이 두축의 영화적 표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한다. 현재 헌팅과 캐스팅이 모두 끝난 상태로, 주인공을 포함해 40여명에 달하는 등장인물들은 이전 작품처럼 신인배우나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인들이 맡게 될 예정이다. 1700만프랑(약 30억원)이라는 프랑스영화 평균치 제작비를 조달하는 문제는 현재 영화진흥센터의 사전제작지원금을 받는 것이 결정돼, 이후 방송채널 중 아르테와 카날플러스의 투자를 끌어내는 것이 용이해진 상태다. 프랑스영화의 가장 중요한 투자자인 카날플러스가 비방디 유니버설에 합병된 뒤 특히 중저예산 작가영화의 제작환경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중편들로 인정받았음에도 스타 없는 첫 장편영화인 <라발레르>의 준비과정은 여느 작가영화들이 부딪히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제 본격적인 촬영준비에 들어선 <라발레르>는 3월에 촬영에 들어가 2002년 칸영화제 시기에 맞춰 완성될 예정이다. 파리=성지혜 통신원▶ 주목! 이들이 스크린을 지배하리라

▶ 프로젝트1- 장윤현 감독의 <테슬라>

▶ 프로젝트2- 윤종찬 감독의 <그녀의 아침>

▶ 프로젝트3- 변영주 감독의 <밀회>

▶ 프로젝트4- 김상진 감독의 <광복절 특사>

▶ 곽재용의 판타지 멜로 <데이지>, 박광춘의 멜로드라마 <마들렌>

▶ 김정권의 <화성으로 간 사나이>, 양윤호의 <바람의 파이터>

▶ 프로젝트1-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리안의 <헐크>

▶ 배리 소넨필드의 <맨 인 블랙2>, 데이비드 핀처의 <시어드>

▶ 로베르토 베니니의 <피노키오>, 알랭 기로디의 <라발레르>

▶ 스티븐 프리어즈의 <더티 프리티 싱즈>, 요시시게의 <거울의 여자들>

▶ 타란티노의 <킬 빌>, 폴 토머스 앤더슨의 <펀치드렁크 너클 러브>,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

▶ 해외 애니메이션 3편 <아이스 에이지>,<릴로와 스티치>,<스피릿:치마론의 종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