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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음 백구> 컬렉터스 에디션
2002-01-10

DVD메인

하얀마음 백구 2001년, 총감독 성백엽, 자막 영어, 한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화면포맷 4:3, 오디오 돌비 디지털 5.0, 지역코드 All 출시사 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

애니메이션을 상당히 좋아하지만,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내가 너무한 건가…?’ 싶을 정도로 별로 관심이 없다.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지면 빠질수록 수준 높은 해외 애니메이션을 많이 접할 수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더욱더 국산 애니메이션에 만족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것을 볼 때마다 수도 없이 플러스 알파의 점수를 주며 애착을 가지려 노력해보았지만, 정도 이상의 만족감을 얻은 경우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가 눈도 많이 내린 최근에 <하얀마음 백구> DVD를 보게 되었다. 작품 자체에 대한 호의적인 정보들을 많이 봐서인지, ‘기대가 좀 되는데…’라는 마음가짐으로 케이스 디자인부터 체크에 들어갔다. 전반적으로 하얀색 바탕에 파스텔톤으로 그려진 따뜻한 그림들이 전후면에 들어가 있는 케이스는, 제목인 ‘하얀’ 마음 ‘백’구에 딱 맞는 깨끗한 이미지를 잘 살리고 있었다. 특히 파스텔톤 그림들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컨셉 디자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포근한 느낌을 전달해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뛰어난 케이스 디자인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메뉴들.

그러나 세장의 디스크에 수록된 서플먼트들은, 냉정하게 평가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대부분의 코너가 텍스트와 간단한 컷들을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플먼트 전체에서 팍팍 풍겨나오는 정직하고 순박한 느낌은, 쉽게 실망스럽다고 평가하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원조가 된 실제 진돗개 백구와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촬영한 ‘Background Sketch’ 코너는, 제작과정의 생생함이 그대로 묻어나와 아주 흥미로웠다. 생생함이라는 측면에서는 디스크3의 서플먼트에 수록되어 있는 ‘감독과의 인터뷰’도 빼놓을 수 없다. 정말 아무런 기교없이 그저 감독 한명만이 화면에 덜렁 등장해(배경은 더욱 썰렁하다, 보통의 경우에는 영화 포스터라도 한장 걸려 있다) 제작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하얀마음 백구> DVD는 다소 어설픈 부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 무기교가 정겨워보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알려주는 좋은 예다. 기술적인 완성도에서는 모자란 것이 사실이지만, 국산 애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아우라를 <하얀마음 백구> DVD가 아주 잘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총 13개의 에피소드 전체가 담겨 있는 <하얀마음 백구> DVD의 컬렉터스 에디션은 비단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에 관심있는 성인들도 매우 흥미롭게 볼 수 있는 DVD임에 틀림없다.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